“나도 모르겠다.”(서장훈)
프로농구 LG 현주엽(31)은 27일 잠실에서 열린 원정경기에 앞서 삼성 서장훈(32)에게 짓궂게 안부 인사를 했다. 최근 카타르 도하아시아경기 농구대표팀으로 출전했다 ‘노메달’이라는 최악의 성적을 거두고 돌아온 서장훈과 귀국 후 처음 만난 것.
코트에서 개성이 강한 스타로 유명한 현주엽과 서장훈은 ‘절친한 라이벌’이다. 1980년대 후반 휘문중고교 1년 선후배 사이로 인연을 맺기 시작해 어려서부터 친하게 지냈다. 여유 있는 집안 환경도 비슷해 방학 때면 수영장에도 함께 다닐 만큼 가까웠다.
이들의 성격은 여러모로 대비된다. 현주엽은 ‘여우같은 곰’이다. 어수룩하게 보이며 좀처럼 속내를 드러내지 않으며 돌려 말하는 스타일이다.
서장훈은 직선적이다. 감춰 말하기보다는 자신의 감정을 그대로 드러낸다. 뭔가 못마땅하면 표정은 금세 바뀐다. 경기 내용에 불만이 있거나 심판 판정이 이상하면 좀처럼 참지 못한다.
여러모로 대비되는 이들에게 올 시즌은 진정한 자존심 대결의 무대다. 그동안은 현주엽이 뛰던 팀의 전력이 서장훈이 몸담았던 팀보다 떨어져 제대로 된 승부를 펼치지 못했다. 1990년대 중반 대학 시절 맞수 고려대(현주엽)와 연세대(서장훈)로 갈려 맞붙던 때를 떠올린다.
현주엽의 LG는 최근 삼성에 3전 전승을 거두며 기선을 제압했다. 현재 LG는 3위이고 삼성은 공동 4위. 현주엽은 가드와 포워드를 넘나들며 평균 10.8득점에 4.4리바운드, 3.4어시스트를 기록했다. 센터 서장훈은 16.1득점, 6.2리바운드.
현주엽은 프로에서 우승이 없고 서장훈은 두 차례 우승 반지를 끼었다. 정상을 향한 갈증은 현주엽이 훨씬 크다.
현주엽은 “삼성에 3번 이겼지만 장훈이형이 뛴 경기는 두 번이었고 그나마 컨디션이 좋아 보이지 않았다. 앞으로가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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