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습 일정은 오전 8시에 3시간 반 수업, 점심식사 시간을 이용한 비디오 분석 지도, 오후 3시간 수업 등 빡빡하다.
미국의 일간지 뉴욕타임스는 최근 “미국 스키장에서 전통적인 시간제 개인 레슨 대신 이러한 고가의 특별 강습 프로그램이 인기를 끌고 있다”고 보도했다.
특별 레슨은 보통 4일 이상으로 이뤄져 있다. 중급자 이상의 숙련자가 수준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려면 자세를 처음부터 다시 뜯어고쳐야 하는데 단기 강습으론 효과가 없기 때문. 알래스카의 한 스키장에서는 헬리콥터를 이용하는 5995달러짜리 강습 프로그램도 내놓았다.
그런데 고가 프로그램 강습생의 대부분은 45∼65세 중장년층이다. 이른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출산율이 폭발적으로 늘어난 시기에 태어난 ‘베이비부머(baby-boomer)’ 세대. 미국의 경제 활황기에서 그 어떤 세대보다 경제력을 갖춘 이들 세대가 더 늦기 전에 자신의 취미 생활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것이다.
‘파워 런’ 강습생인 베치 리치(49) 씨는 두 자녀의 엄마로 작은 업체도 운영한다. 리치 씨는 “(강습에) 돈이 많이 들기는 하지만 제 주변엔 보톡스 시술(얼굴의 주름을 없애기 위한 성형법)에 이 정도 돈을 쓰는 또래 친구도 많다”며 “나는 더 예뻐 보이는 것에는 관심이 없다. 단지 스키를 더 잘 타고 싶다”고 말했다.
또 다른 강습생 폴라 갓헬프(53) 씨는 “이제 무언가를 배울 수 있는 기회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며 “더 늦기 전에 뭔가를 잘하고 싶을 뿐”이라고 말했다.
와이오밍 주의 잭슨홀 스키장에서는 최근 60세 이상 연령층을 대상으로 한 1주일짜리 강습 프로그램을 내놓았는데 125명의 정원이 금세 찼다고. 특히 강습생 중 여성 비율이 늘고 있다. 이에 대해 뉴욕타임스는 평생 가정에서 가족들을 돌보기만 했던 중년 여성들이 이제 자신을 찾기 위해 집 밖으로 나가고 있다고 분석했다.
김성규 기자 kims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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