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선수들이 역대 최다인 11승을 합작하며 대회 때마다 위력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상위권 선수의 순위를 나타내는 리더보드는 늘 김, 이, 박 등으로 시작되는 반가운 이름이 줄을 이었다.
그 주역인 간판스타 박세리(29·CJ), 김미현(29·KTF), 한희원(28·휠라코리아)과 내년 LPGA투어에 데뷔하는 ‘얼짱’ 홍진주(SK)의 ‘송년 가상 대담’ 자리를 마련했다.
●김미현=세리처럼 나도 마찬가지야. 3년 9개월 만에 진 클럽스 리조트오픈에서 우승한 순간을 떠올리면 아직도 가슴이 떨려. 미국 와서 한 번도 해 본 적이 없는 3승 이상을 하려고 많은 대회에 출전했는데 2승에 머문 건 좀 아쉽지만….
●한희원=저만큼 잊을 수 없는 한 해일까요. 코닝클래식에서 (이)미나와 연장 끝에 시즌 첫 승을 거뒀고 태국에서 두 번째로 우승도 하고…. 게다가 기다리던 아기까지 갖게 됐잖아요. 모든 게 잘 풀렸어요.
●홍진주=국내 프로 대회 첫 승을 거뒀고 LPGA투어 코오롱 하나은행 챔피언십에서 우승하며 내년 시즌 미국 진출 티켓도 따냈고…. 이보다 더 좋을 수는 없을 것 같네요. 정말 최고였어요. 팬도 많이 생기고. 올해와 같은 해를 또 보낼 수 있을까요.
●한=한국 선수들의 성적이 좋은 건 다들 워낙 훈련을 많이 한 결과라고 봐요. 유망주들도 쏟아져 나오니 선배들도 더 노력할 수밖에 없고요.
●홍=한국 사람들이 골프와 잘 맞는 것 같아요. 욕심과 오기가 강해 한 번 마음먹으면 연습벌레처럼 골프에 매달리잖아요. 체격 조건도 점점 좋아지고요.
●박=맞아. 내년에도 한국 선수들은 올해 이상의 성적을 낼 것 같아. 놀라울 정도로 성장했거든. 아마 이번 시즌보다 3승 이상은 더해 14승 정도는 가능할 거야.
●김=확실한 1승을 기록하는 희원이가 빠지겠지만 10승 이상은 무난할 거야.
●한=어린 선수들이 많이 데뷔하고 세리, 미현 언니도 슬럼프에서 벗어났기 때문에 더 많은 우승이 나올 게 분명하죠.
●박=동계훈련 계획은 잘 짰니? 난 미국 올랜도에서 웨이트트레이닝으로 근력을 키우고 유연성을 늘리는 데 신경 쓰려고 해.
●홍=태국을 거쳐 미국으로 건너갈 겁니다. 백스윙에서 내려올 때 몸이 열리는 부분을 집중적으로 교정할 생각이에요. 영어 공부도 열심히 해야죠. 언니들 예쁘게 봐주고 많이 도와주세요.
●한=임신 중이지만 몸 상태를 봐가면서 운동도 조금씩 하려고 해요. 쇼트게임을 집중적으로 할 계획입니다.
●김=이제 결혼할 나이도 됐다고 생각해. 새해엔 좋은 사람이 나타날까….
◆선수 전원=내년은 ‘황금 돼지’의 해라던데. 우리 모두 잘해 보자. 한국 여자골프 파이팅!!
▼비븐스 커미셔너 “한국선수들 11승 합작 LPGA 발전에 큰 공헌”▼
LPGA투어 커미셔너인 캐롤린 비븐스(사진) 씨는 본보와의 송년 e메일 인터뷰에서 코리안 파워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올해 초부터 본격적으로 LPGA투어를 이끌고 있는 그는 “올해 한국 선수들이 11승을 합작할 수 있었던 것은 서로 경쟁하면서 성장한 덕분”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한국 선수들의 훈련 태도에 높은 점수를 줬다.
“저마다 개성이 강한 한국 선수들은 가장 일찍 코스에 나와 가장 늦게 숙소로 들어간다. 이런 진지한 태도가 좋은 성적으로 연결된 것 같다.”
외국 선수에 대한 영어 시험 도입과 관련해 그는 “몇몇 한국 선수들은 의사소통에 문제가 있지만 선수들의 편의를 봐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븐스 씨는 “LPGA는 최고의 여자 골퍼들이 경쟁하는 무대다. 새해에도 행운이 함께하길 바란다”며 한국 팬들에게 신년 인사를 보냈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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