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영 신동 박태환 “개인훈련 받겠다”

  • 입력 2007년 1월 3일 03시 05분


‘한국 수영의 희망’ 박태환(18·경기고·사진)이 ‘개인 훈련’이라는 외로운 길을 택했다.

박태환의 아버지 박인호(57) 씨는 2일 노민상(51) 국가대표 총감독을 만나 “태환이가 대표팀 훈련을 부담스러워 해 다른 지도자에게 개인 훈련을 받도록 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했다. 이는 박태환을 6세 때부터 지도해 온 노 총감독과의 결별을 뜻하는 것.

박 씨는 “태환이가 지난해 여름부터 대표팀 훈련보다는 개인 훈련을 받고 싶다는 말을 여러 번 했다”고 말했다. 지나치게 자신에게 집중되는 관심이 감수성이 예민한 10대 후반의 그에게 심적 부담으로 작용한 것. 여러 국제대회에서 성적이 잘 나오다 보니 본인의 의도와는 상관없이 대표팀 동료들과 서먹해지는 경우도 있었다고.

박태환은 3일부터 박석기(55) 전 대표팀 감독의 지도를 받으며 3월 호주 멜버른 세계선수권에 대비한다. 일단 서울 강남구 대치동 집 인근 수영장에서 전용 레인을 배정받아 훈련할 예정.

박 씨는 “미국과 호주 등지에서 태환이와 합동 훈련을 하고 싶다는 연락도 받았고 체계적인 훈련을 책임지겠다고 제의하는 기업도 있다”며 “외국 유학을 혼자 보내는 것은 부담이 많아 일단 박 감독에게 국내 훈련을 맡기고 해외 전지훈련 등 향후 계획은 시간을 갖고 차차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박태환은 이날 저녁 박 전 감독과 만나 “이제 편안하게 운동에만 전념하게 돼 기쁘다”며 “국민의 기대에 어긋나지 않게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이에 앞서 1일 대한수영연맹은 10일부터 태릉선수촌 입촌 훈련을 하겠다고 발표했다. 연맹은 5일 경기력향상위원회를 열어 도하 아시아경기에 출전한 28명의 경영 선수 중 15명을 선정한다.

연맹 정일청 전무는 2일 “노 총감독에게서 박태환이 촌외 훈련을 하겠다는 의사를 전해 왔다는 연락을 받았다”며 “전에도 몇몇 선수가 선수촌에 들어오지 않고 개인 훈련을 해 온 경우가 있다. 입촌 여부와 상관없이 경기력이 검증된 선수에게는 국가대표로 뛸 수 있는 기회를 준다”고 밝혔다.

전 창 기자 je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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