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공동체의 든든한 후원군을 바탕으로 수적 우위를 주장하는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 오일 달러를 앞세운 막대한 재력을 뽐내는 러시아 소치, 그리고 2010년 도전의 노하우와 대륙별 이해관계를 장점으로 내세운 평창은 결전의 날이 다가옴에 따라 마음을 졸이고 있다.
평창 유치위원회 관계자는 “현재 유치 가능성은 50 대 50”이라고 말한다. 평창과 잘츠부르크, 소치는 모두 동계올림픽 개최 역량을 인정받은 도시.
평창은 2010년 개최지를 놓고 한 차례 경합했던 잘츠부르크와 다시 경쟁을 벌여야 하고, 국가적인 지원을 받으며 거세게 밀어붙이는 소치와도 접전을 치러야 한다. 현 시점까지 우열을 가리기 어렵지만 평창은 충분히 해 볼 만하다는 생각이다.
○ 잘츠부르크 인프라 탁월… 소치는 정부서 대규모 지원
복잡하지만 대륙별 이해관계가 잘 정리되고 국내의 여러 장애요소가 걷힌다면 결코 불리하지만은 않기 때문이다.
평창이 제시하는 특별한 명분과 비전도 있다.
최적의 ‘경기 중심’ 개최 여건, 올림픽 정신의 세계 확산, 미래 세대를 위한 올림픽, 유일한 분단 지역인 한반도의 평화, 평화 화합의 올림픽 상징 구현을 앞세워 다른 후보 도시와 차별화 전략을 펴고 있다. 정부 지원도 확고하다.
그러나 기존 경기장 시설 및 인프라의 부족, 국내 IOC 위원 수 감소에 따른 유치 활동의 한계, 다른 국내 도시의 국제체육대회 유치 신청에 따른 평창의 유치 여건 악화가 적잖은 부담으로 작용한다.
잘츠부르크와 소치는 만만치 않은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잘츠부르크는 기본적으로 동계스포츠 인프라가 잘 갖춰진 곳. 2010년 개최지 경합 때 부족했던 부분이 최근 상당히 보완됐다. 대기업 후원사가 참여에 나서고 개·폐회식 시설 보완사업도 본격적으로 추진되고 있다.
○ 한반도 평화-화합 내세워 경쟁 도시와 차별화
그러나 잘츠부르크는 유치위원회의 의욕과는 달리 주민 지지와 정부 지원이 미흡하다는 점이 평창에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
소치는 러시아 정부가 동계올림픽 유치를 국가 과제로 정하고 막대한 물량 지원을 하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지난해 3월 동계올림픽 인프라 개발에 대한 의지를 천명했다. 앞서 1월에는 정부가 8년간(2006∼2014년)의 올림픽 시설비 117억 달러(약 10조8000억 원) 투자를 승인했다. 그러나 기본 시설이 약하고 국제대회 경험이 없다는 게 단점이다.
개최 도시의 우열은 IOC 조사평가위원회의 3개 후보도시 현지 실사가 끝나고 이르면 4월에 어느 정도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최종 결과는 7월 5일 오전 7시(과테말라 7월 4일 오후 5시) IOC 총회에서 나온다.
평창=최창순 기자 cschoi@donga.com
■내달 14∼17일 IOC 현지실사 중요고비
“김 팀장, 현지실사 준비 상황은 어떻습니까. 빈틈없이 준비해야 합니다.”
강원 춘천시 봉의동 강원도개발공사 빌딩 2층 2014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위원회 사무실.
90평 남짓한 사무실에 40여 명의 직원이 10일까지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 제출할 유치 신청 파일 작성 및 다음 달 14∼17일 평창과 강릉에서 실시될 IOC 현지 실사에 대비한 준비로 여념이 없다.
지난달 초부터는 주제별 프레젠테이션 40명, 시설 현장 프레젠테이션 48명의 드림팀을 구성해 실전과 똑같은 연습에 들어갔다. 연습은 다음 달 14일 실사 이전까지 이어지고 최종 리허설을 거쳐 실사에 임하게 된다. 국민의 지지도는 IOC 평가항목의 첫 번째로 꼽힐 만큼 중요하다. 한국을 방문할 평가단의 의전과 숙박, 환영행사와 이동 등 입국부터 출국에 이르기까지도 프레젠테이션의 하나라는 인식 아래 현장 실사에 대비하고 있다.
이우식 평창 유치위 사무처장은 “현지 실사가 곧 과테말라 총회라는 각오로 임하고 있다”며 “국민의 지지는 실사 요원들에게 우리의 유치 의지를 전달하는 가장 좋은 사례이자 척도”라며 어느 곳에서든 실사단을 만나면 열렬히 환영해 줄 것을 당부했다.
IOC 위원 4명과 각계 전문가 11명 등 15명으로 구성된 실사단은 다음 달 11일경 입국한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