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석기자의 퀵 어시스트]‘한국 농구 손만 대면 넘어지더라’

  • 입력 2007년 1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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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농구 특급 용병 크리스 윌리엄스(모비스)의 두 동생이 한국을 찾았다 지난주 떠나면서 남긴 얘기가 농구팬 사이에서 화제가 됐다.

“손만 대도 넘어지는 할리우드 액션이 재미있었다”고 한국 농구를 본 소감을 밝힌 것.

이에 대해 누리꾼들은 이런 동작을 자주 하는 선수들을 거론하며 그 순위를 매겼다.

‘할리우드 액션’은 반칙 판정을 유도하기 위해 선수가 심판을 현혹하는 속임 동작을 뜻한다. 상대 선수와의 작은 신체 접촉에도 비명을 지르며 허리를 뒤로 꺾는 등 오버 액션을 하다 쓰러져 파울을 유도한다.

올 시즌 방성윤(SK)은 대표적인 ‘연기파’로 지목된다.

방성윤은 지난해 10월 26일 모비스전에서는 경기 종료 직전 우지원의 공격자 파울을 유도해 승리의 발판을 마련했고 7일 전자랜드전에서는 프렌드와 황성인의 공격자 파울을 잇달아 이끌어내며 경기 흐름을 유리하게 바꿨다. 국내 선수 가운데 굿 디펜스(공격자의 실수를 유발해 공격권을 가져오는 것)가 경기당 평균 0.6개로 1위. 상대를 옴짝달싹 못하게 만드는 밀착수비에다 적절한 요령(?)을 곁들이면서 효과를 봤다.

방성윤과 함께 문경은(SK), 이상민(KCC), 조상현(LG) 등도 할리우드 액션 전문가로 알려져 있다. 공교롭게도 이들은 전자랜드 최희암 감독의 연세대 시절 제자다.

최 감독은 “따로 연습시킨 건 아니다. 런 앤드 점프라는 압박 수비를 강조하다 보니 오펜스 파울을 잘 유도하는 것 같다. 선수들이 영리하다는 공통점이 있다”고 말했다.

축구에서 할리우드 액션은 경고나 벌금을 받는다.

모비스 유재학 감독은 “미국프로농구(NBA)에서는 이런 행동에 대해 선수 노조에서 벌금을 매긴다”고 말했다. 상대방을 속이려는 불순한 의도로 보기 때문이다.

국내에는 아직 관련 규정이 없다.

할리우드 액션은 조미료처럼 애교와 재치의 표현이 되기도 하지만 정도가 지나치면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선수들의 동작 하나하나를 꼼꼼하게 살펴보는 일도 농구의 색다른 재미가 될 것 같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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