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 독일 월드컵 이후 소속 팀을 찾지 못하고 헤매던 안정환이 이탈리아전 골든골 공이 보관된 기념관이 있는 수원월드컵경기장을 홈으로 한 수원 삼성에 둥지를 틀고 새로운 도약을 꿈꾼다.
안정환은 10일 수원과 1년 계약했다. 구체적인 조건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연봉과 성과급으로 국내 톱클래스(연봉 약 10억 원 수준) 대우를 해주는 것으로 알려졌다. 1998년 부산 대우에서 프로 생활을 시작해 2000년 이탈리아 페루자로 떠난 뒤 7년 만의 K리그 복귀.
“이탈리아 경기는 제겐 잊을 수 없는 순간이죠. 내 축구 인생을 바꿔 준 골든골의 기를 받아 다시 팬들의 사랑을 받을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신인의 마음으로 열심히 뛰겠습니다.”
안정환은 이탈리아전을 통해 국민적 영웅으로 떠올랐다. 안정환의 골든골은 국제축구연맹(FIFA)이 선정한 역대 월드컵 8대 골든골 중 6번째로 선정됐다. 1993년 도입된 골든골 제도는 2004년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 2004)를 앞두고 ‘너무 잔인한 제도’라며 폐지됐다. 안정환의 골든골 공은 축구 자료 수집가 이재형 씨가 이탈리아 전 주심을 봤던 에콰도르의 바이론 모레노 주심을 설득해 2004년 3월 국내에 들여왔고 16강 경기 3주년을 맞는 2005년 6월 18일 수원시에 기증해 수원월드컵기념관에 보관돼 있다.
수원은 국내 명문 구단 중 하나. “우승컵을 안아 보고 싶었다. 이 때문에 우승을 할 수 있는 팀을 골랐고 수원을 선택했다”는 게 안정환의 설명. 그는 대학(아주대) 4년을 수원에서 보낸 인연도 있다. 게다가 자신을 월드 스타로 만든 골든골 공도 수원에 있으니 재기를 노리기엔 모든 조건을 갖추고 있는 셈이다.
안정환은 6개월여간 무적으로 있었지만 지난해 말부터 서울 남산과 경기 남양주시를 오가며 훈련해 왔다.
수원=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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