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봉주(37·삼성전자·사진).
그가 새해 벽두 제주와 경남 고성군에서 굵은 땀방울을 흘리고 있다. 3월 18일 열리는 2007 서울국제마라톤 겸 제78회 동아마라톤대회에 출전하기 위해서다.
2004년 이후 3년 만이다. 동아마라톤은 이봉주에게는 ‘마음의 고향’. 그는 1991년 제62회 동아마라톤에 처음 출전했고 국제대회로 바뀐 1995년 동아대회에서 우승(2시간 10분 58초)하면서 세계적 스타로 발돋움했다. 1996년 동아국제마라톤에선 개인 최초로 2시간 8분대(8분 26초)에 진입했고 이를 발판으로 1998년 로테르담 마라톤에선 2시간 7분 44초(2위)의 한국 기록을 세웠다. 2000년 2월 도쿄 마라톤에서는 7년째 깨지지 않은 한국 기록(2시간 7분 20초·2위)을 다시 수립했다.
그러나 이봉주는 2004년 서울국제마라톤에서 2시간 8분 15초를 뛴 뒤 그해 아테네 올림픽(2시간 15분 33초·14위), 2005년 베를린 마라톤(2시간 12분 19초·11위)에서 부진하며 내리막길을 걸었다. 지난해 3월 비와코 마라톤에선 생애 두 번째로 레이스를 중도 포기했다.
“아직 뛸 만해유∼. 힘닿는 데까지 뛰어야지유∼.”
올해 서울국제마라톤에서 이봉주의 목표는 주위의 평가를 잠재우고 우승과 함께 한국 기록에 도전하는 것. 이봉주는 “은퇴하더라도 2시간 7분대를 다시 한 번 뛴 뒤 하겠다. 이번에 서울에서 도전해 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오인환 삼성전자 감독은 “봉주가 나이가 들면서 회복 능력이 떨어져 과거와 같은 훈련량을 소화하지는 못한다. 하지만 회복 시간을 충분히 주며 체력과 지구력을 보강하면 언제든 2시간 8, 9분대는 충분히 뛸 수 있다”고 말했다. 이봉주는 지난해 11월 중앙마라톤에서 2시간 10분 49초를 기록해 건재함을 알렸다.
오 감독은 “서울국제마라톤 코스가 평탄하고 전반적으로 내리막길이어서 아프리카의 세계적인 선수들과 경쟁하다 보면 좋은 기록을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해 12월 26일부터 제주도에서 몸 만들기에 들어간 이봉주는 12일 경남 고성으로 옮겨 지구력 훈련을 하고 있다. 이봉주는 2월 1일 일본으로 건너가 2월 4일 마루가메 하프마라톤에 참가하고 가고시마 현 아마미오시마에서 전지훈련을 한 뒤 2월 말 귀국할 예정이다.
이봉주 동아마라톤대회 성적 | |
62회(1991년) | 2시간 16분 56초(15위) |
64회(1993년) | 2시간 20분 13초(12위) |
66회(1995년) | 2시간 10분 58초(우승) |
67회(1996년) | 2시간 8분 26초(2위) |
68회(1997년) | 2시간 14분 25초(13위) |
75회(2004년) | 2시간 8분 15초(5위) |
제주=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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