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14개 구단 대표들은 16일 한국프로축구연맹 대의원총회가 열린 서초구 반포동 JW 메리어트호텔에서 대한축구협회의 올림픽대표팀 선수 차출 요청을 다시 논의했으나 "규정에 없는 친선대회에 소속 선수를 내줄 수 없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이로써 오후 3시 파주 NFC(대표팀 트레이닝센터)에 모일 예정이던 베어벡호 소집이 무산돼 21일부터 열릴 카타르 8개국 올림픽팀 초청대회에 출전하지 못하게 됐다.
곽정환 프로축구연맹 회장과 각 구단 대표, 이회택 축구협회 부회장 등은 이날 대의원 총회가 끝난 뒤 한 시간여 간담회를 갖고 전날 이사회에서 나온 결론을 놓고 다시 담판을 벌였으나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곽정환 연맹 회장은 "축구협회가 한국축구 발전과 대표팀 운영ㆍ관리에 힘써왔지만 선수 구성에 다소 이해를 달리해 이렇게 결정할 수 밖에 없었다. 불가피하게 오래도록 문제점이 쌓여온 것 같다"고 말했다.
곽 회장은 안종복 단장협의회장(인천 단장)과 최종적으로 의견을 조율한 뒤 차출 거부 결정을 고수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곽 회장은 "좀 더 진일보된 방법과 협력을 모색할 수 없을까 마음을 터놓고 대화했지만 원칙과 규정에 충실하지 않을 수 없었다. 각 구단 단장들이 어제와 오늘 똑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말했다.
김호곤 축구협회 전무는 "오늘 아침까지도 기대를 했었는데 협회 행정을 맡고 있는 사람으로서 국민과 축구 팬에 죄송하다"고 말했다.
그는 "협회는 연맹을 통해 모든 절차를 진행해왔다. 결코 일방적인 조치가 아니었다. 규정상 친선대회는 연맹과 협의해야 하기 때문에 연맹이 반대하면 어쩔 수 없다"고 덧붙였다.
축구협회는 한국축구의 대외 신뢰도 문제 등을 고려해 카타르 대회 참가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협회 내부에서는 아마추어 선수들을 내보내자는 의견도 있지만 대회 자체가 올림픽팀 경기력 향상에 초점이 맞춰졌던 터라 불참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김동원기자 davis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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