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은 이날 저녁 보도자료를 통해 '각계의 광범위한 의견을 수렴해 별도의 내부방침을 정할 때까지 인수추진을 보류하기로 결정'했다고 짤막하게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불과 몇 시간 전에 A4 용지 5장 분량의 보도자료를 통해 야구단 명칭을 '농촌사랑야구단'으로 검토 중이며 프로야구단 인수 협상에 나선 배경을 장황하게 설명했던 농협이 갑자기 돌아선 이유는 알려지지 않고 있다.
현재로서는 농협노조와 농민단체, 농림부 등의 반대여론이 예상보다 거세게 일자 농협 고위층의 인수 방침이 흔들렸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또한 현대 유니콘스의 대주주인 하이닉스반도체와 협상 과정에서 예기치 못했던 프런트 직원 퇴직금 지급 문제가 발생해 양해각서(MOU) 체결이 지연된 것도 큰 요인이다.
농협과 하이닉스는 10일 80억 원에 유니콘스를 매각하기로 합의했지만 17일 MOU 체결을 앞두고 하이닉스에서 직원들을 고용 승계하는 만큼 13억 원에 이르는 퇴직금도 승계하라고 요구했다.
이후 양측은 이틀간 퇴직금 지급 주체를 놓고 줄다리기를 벌였지만 타협점을 찾지 못한 가운데 농협이 돌연 인수 보류를 선언, 협상 자체가 결렬될 가능성도 대두되고 있다.
이와 관련 하일성 한국야구위원회(KBO) 사무총장은 "농협 입장을 제대로 전달받지 못해 현재 상황에 대해 뭐라고 말할 수 없다"고 밝힌 뒤 "인수 포기가 아닌 보류이기 때문에 농협의 정확히 파악한 뒤 협상이 재개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인수 포기가 아닌 보류라고 관망적인 자세로 돌아선 농협이 다시 유니콘스 인수에 나서게 될 지 귀추가 주목된다.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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