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스피드스케이팅과 스키점프 등 타 종목에서도 메달을 획득하며 종목 다각화라는 숙제도 어느 정도 이뤄냈다.
28일(한국시간) 이탈리아 토리노에서 11일간의 젊음의 열전을 마무리한 가운데 한국은 금메달 10개, 은메달 11개, 동메달 9개로 총 30개의 메달을 획득하며 러시아(금9, 은 14, 동 11)를 제치고 최강자의 자리에 우뚝 섰다.
한국의 메달 밭은 역시 쇼트트랙이었다. 전체 메달 30개 가운데 63%인 17개(금 8, 은 5, 동 4)를 차지한 것.
이번 대회에 나선 대표팀은 1진들이 중국 창춘 동계아시안게임에 출전한 가운데 2진급 선수로 구성됐지만, 1진-2진 기량 차이가 거의 없다는 점과 한국 쇼트트랙이 세계에서 이미 한참 높은 수준으로 정상에 올라 있다는 점을 성적으로 증명했다.
스피드스케이팅도 큰 보탬이 됐다.
쇼트트랙에서 여자 3,000m와 여자 3,000m 계주 금메달 2개를 중국에 내주며 2005년 오스트리아 인스브루크 대회 때 전 종목(10개) 석권보다 못 미치는 8개의 금메달을 따냈는데도 종합 1위를 차지할 수 있었던 건 이강석(한국체대)과 이상화(한국체대 입학예정.휘경여고)가 스피드스케이팅에서 따낸 금메달 2개 덕택이었다.
스피드스케이팅은 금메달 2개 이외에도 은메달 4개와 동메달 5개도 함께 목에 걸었다.
스키점프에서 은메달 2개를 획득한 것도 고무적이다. 2003년 이탈리아 타르비시오 대회에서 금메달 2개에 은메달 1개를 따내며 '기적'을 연출했던 한국 스키점프는 인스브루크 대회 때는 노메달에 그쳤지만 이번에 다시 도약의 나래를 펴며 귀중한 은메달 2개를 안겼다.
하지만 이들 3종목을 제외하고 나머지 종목에서는 엷은 선수층을 드러내며 부진을 면치 못한 것은 한국 동계 스포츠의 열악한 현실을 시사하고 있다.
한국보다 메달 수에서 한참 뒤진 중국이 피겨스케이팅과 스노보드, 쇼트트랙, 스피드스케이팅까지 4종목에서 메달을 따냈고 일본의 경우 노르딕스키, 피겨스케이팅, 스피드스케이팅, 스키점프, 컬링까지 5종목에서 입상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이번 대회에서 사상 초유의 1위를 차지한 한국의 2009년 하얼빈 대회 목표는 당연히 '1위 고수'일 수밖에 없다. 하지만 쇼트트랙이나 빙속에 대부분의 메달을 의존하고 있는 한국이 다시 종합 1위라는 달콤한 맛을 보기 위해서는 종목 다각화 및 동계 스포츠 저변 확대에 더욱 힘을 기울여야 한다.
김동원기자 davis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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