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석기자의 퀵 어시스트]어깨 무거운 ‘코트의 386’

  • 입력 2007년 1월 3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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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농구 LG 유도훈(40) 코치가 최근 KT&G 감독을 맡았다.

시즌 도중 팀을 맡고 있던 지도자가 다른 팀으로 옮긴 경우는 그가 처음이다.

KT&G 김종훈 사무국장은 “시즌 전부터 10명의 감독 후보군을 선정했고 그중 6명의 후보를 심사숙고한 끝에 프로에서 실패한 경험이 없는 젊은 감독으로 새로운 시도를 했다”고 설명했다.

유도훈 감독을 특징짓는 단어는 바로 ‘땀’이다.

용산고 감독으로 18년을 일했던 양문의 씨는 “숱한 제자 가운데 도훈이가 가장 성실했고 독하게 훈련했다”고 회고했다. 유 감독은 고교 3년 동안 항상 맨 먼저 등교해 밤 12시가 다 될 무렵에야 체육관 불을 끄고 가장 늦게 귀가했다고.

유 감독의 연세대 시절 은사인 최희암 전자랜드 감독 역시 고개를 끄덕였다. “운동이 힘들어 다른 선수들이 다 도망가도 도훈이는 혼자 남았다.”

대학 때 유 감독은 선배들에게 혼이 자주 났다. 새벽부터 운동을 하느라 하늘같은 고참들의 잠을 깨웠기 때문. 아침마다 학교에서 2km 정도 볼을 튀기며 뛰어다녔다. 그 덕분에 가죽으로 된 공이 심하게 까져 꾸중도 들었지만 그는 단신(173cm)의 핸디캡을 현란한 볼 핸들링으로 극복했다.

유 감독의 대학 86학번 동기 중에는 유달리 감독, 코치가 많다.

모비스 임근배, 동부 강동희, KCC 김광 코치와 SK 강양택 감독 대행, 조성태 성균관대 감독, 장일 원주 대성고 코치 등이 그들이다. 성실한 태도와 친화력이 장점으로 꼽히는 이들은 82학번인 모비스 유재학, 동부 전창진, KTF 추일승 감독과 여자프로 삼성생명 정덕화 감독 등의 뒤를 이어 농구 지도자의 세대교체를 주도하고 있다. 농구단 프런트가 상대하기 편한 젊은 감독들을 선호하는 분위기여서 경험이 풍부한 50대 사령탑들은 점점 설 땅을 잃고 있다. 그래서 ‘코트의 386세대’는 어깨가 더욱 무거울 것 같다. 선배 지도자들과는 차별화된 뭔가를 보여 줘야 하기 때문이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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