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현수 억울한 실격… 쇼트트랙 ‘삐끗’

“느린 화면 보라고요”
안현수가 1위로 골인했으나 경기 직후 밀치기 반칙을 범했다는 판정으로 실격 처리되자 전광판 화면을 가리키며 어이없다는 표정을 짓고 있다. 창춘=연합뉴스

2007 동계 유니버시아드대회(18∼28일·이탈리아 토리노)에서 한국선수단의 첫 금메달을 따내며 한국이 국제종합대회 사상 처음으로 1위에 등극하는 데 선봉장이 된 이강석(한국체대·사진). 그가 이번에는 동계 아시아경기대회로 무대를 옮겨 또 한번 금빛 레이스를 펼쳤다.

이강석은 30일 중국 창춘 시 지린성 스피드스케이트링크에서 벌어진 2007 동계 아시아경기대회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500m에서 1, 2차 레이스 합계 70초 30을 기록해 선배 이규혁(29·서울시청·70초 50)을 0.2초 차로 제치고 우승했다. 동계 아시아경기 이 종목에서 한국이 금메달을 따기는 1996년 하얼빈 대회 제갈성렬 이후 11년 만.

여자 500m에서는 이상화(휘경여고·한국체대 입학 예정)가 1, 2차 레이스 합계 76초 95의 기록으로 중국의 왕베이싱(76초 10)에게 0.85초 뒤져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한편 이날 우환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남자 쇼트트랙 500m 결승에서 안현수(한국체대)가 극적인 역전 레이스를 펼치며 1위로 골인했지만 경기 뒤 임페딩(밀치기) 반칙을 범했다는 어이없는 판정으로 실격 처리되면서 다잡은 금메달을 놓쳤다.

송경택(고양시청)과 함께 결선에서 중국의 리예, 후저와 맞대결 레이스를 벌인 안현수는 레이스 중반까지 3위로 달리다 3분의 2바퀴를 남기고 2위 후저를 추월한 데 이어 마지막 코너에서 안쪽으로 파고들며 앞서 달리던 리예마저 제친 뒤 1위로 골인했다.

그런데 안현수가 추월한 뒤 리예가 넘어진 것이 문제가 됐다. TV 화면을 보면 안현수가 추월해 안쪽에 이미 자리를 잡은 상황에서 리예의 왼쪽 팔꿈치가 안현수의 엉덩이에 닿은 뒤 리예가 넘어진 것이 명백해 보였지만 심판 3명은 안현수의 반칙을 선언했다. 안현수가 실격하면서 2위로 들어온 후저가 금메달을 차지했다. 송경택은 은메달.

중국의 판정 텃세는 대회조직위원회가 쇼트트랙 5명의 심판진 중 심판장과 2명의 부심을 중국인으로 구성하면서 이미 우려됐다.

창춘=김성규 기자 kimsk@donga.com

■여기는 창춘… 로켓 발사 ‘인공눈 프로젝트’로 7㎝ 폭설

29일 오전 10시. 2007 동계아시아경기가 열리고 있는 중국 지린 성 창춘 시의 외곽 3곳에서 모두 31기의 로켓이 구름층을 뚫고 솟아올라 8000m 상공에서 폭발했다. 창춘 시에 눈발이 흩날리기 시작한 것은 그로부터 정확히 1시간 뒤인 오전 11시.

이날 창춘 시내에 교통대란을 일으켰던 ‘창춘 폭설’은 이렇게 만들어졌다.

창춘은 1월 평균 기온이 섭씨 영하 16.7도에 눈이 많이 오기로 유명한 지역. 하지만 올해는 예년 기온보다 5도 이상 높은 이상 기온에 눈 가뭄까지 들어 대회 조직위원회를 애태웠다.

창춘 시의 ‘인공눈 만들기’ 프로젝트는 21일 시작됐다. 기상대로부터 29일경 창춘 상공에 눈을 만들기에 적합한 기상 조건이 형성된다는 정보를 받았다.

로켓 안에는 주위의 수분을 끌어당겨 덩어리로 만드는 촉매제인 요오드화은이 가득 차 있어 로켓이 터지면서 공기 중으로 흩어진 촉매제가 물 덩어리들을 만들고 이것들이 하강 중 찬 공기층을 통과하면서 응결해 눈으로 변한 것이다. 로켓에 의한 인공눈 만들기는 대성공이었고 이날 오전 11시부터 오후 7시경까지 창춘 시와 외곽 지역까지 적설량 7cm의 대설이 내렸다.

오늘의 창춘

▽스피드스케이팅 남녀 1500m 결승, 남녀 100m 결승(이상 16시) ▽쇼트트랙 남녀 1000m 결승, 남자 5000m 계주 결승, 여자 3000m 계주 결승(이상 18시 30분) ▽스키 여자 대회전, 여자 크로스컨트리 5km 클래시컬 결승(이상 10시), 남자 크로스컨트리 30km 프리스타일 결승(12시) ▽아이스하키 예선 여자(15시) 남자(17시) ▽컬링 예선 남녀(이상 10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