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중국 쿤밍의 청궁훈련기지. 한국 여자마라톤의 간판스타 이은정(26·삼성전자·사진)이 얼굴에 미소를 지으며 크로스컨트리장을 경쾌하게 달렸다.
2004 서울국제마라톤에서 2시간 26분 17초의 역대 국내 2위 기록을 세우며 우승한 이은정. 그해 말 충남도청에서 삼성전자로 ‘둥지’를 옮겨 2005년 5000m(15분 41초 67)와 1만 m(32분 43초 35), 하프마라톤(1시간 11분 15초) 등에서 한국 기록을 5개나 갈아치우며 승승장구했다. 하지만 2005년 11월 도쿄 국제마라톤을 중도에 기권하고 2006년 봄 컨디션 난조로 또다시 풀코스 출전을 포기하면서 긴 슬럼프에 빠졌다.
“좀 더 잘하려고 했는데…. 욕심을 낼수록 더 일이 꼬이더라고요. 나중엔 우울증까지 왔어요. 이젠 괜찮아요.”
2006년 한 해 그는 휴직까지 하며 슬럼프 탈출을 위해 노력했다. 충남 서산 집에서 마음을 비웠고 지난해 말에야 다시 달릴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들었다. 훈련은 최근에야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연초 일본 전지훈련을 마치고 2월 초 쿤밍으로 왔지만 욕심을 내다 종아리 근육이 파열돼 1주일 전에야 조깅으로 다시 몸만들기에 들어간 것이다.
“이제 지나친 욕심을 버리고 느긋하게 마음먹을래요. 올해는 가을에나 풀코스를 뛸 예정이에요.”
그래도 확고한 목표는 있다. 올가을 대회나 내년 2008 서울국제마라톤에서 권은주(제주시청)가 1997년 세운 한국기록(2시간 26분 12초)을 깨고 2008 베이징 올림픽에 출전해 메달을 따겠다는 각오다. 이은정은 6일 귀국해 국내에서 몸만들기에 들어갔다.
쿤밍=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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