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프로야구 감독과 인터뷰하기란 무척 힘들다. 더구나 오 감독은 작년 7월 위종양 제거 수술을 받은 후 오랜만에 현장으로 돌아온 터. 일본 언론들의 인터뷰 요청이 쇄도하고 있었다.
시범경기 취재차 후쿠오카 야후돔을 찾았을 때도 100명이 넘는 일본 취재진이 진을 치고 있었다. 오 감독은 프레스라인을 사이에 두고 간간이 취재진과 한두 마디씩을 나누곤 했다. 그런데 오 감독은 짬을 내 한국에서 온 본보 기자와의 단독 인터뷰에 응했다.
수술의 여파로 지난해 3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일본 대표팀을 맡았을 때와 비교해 살이 많이 빠졌지만 야구에 대한 열정만큼은 여전히 뜨거웠다.
○ 올림픽예선 해외파 출전하면 한국이 넘버원
―WBC에서 한국과 일본은 여러 차례 명승부를 펼쳤는데….
“한국 투수들은 정말 대단했다. 공도 빨랐고 컨트롤도 좋았다. 무엇보다 배짱이 있었다. 투수에겐 그런 용기가 필요하다.”
―올해 11월 열리는 2008 베이징 올림픽 아시아 예선은 어떻게 예상하나.
“해외파들이 관건이다. WBC 때처럼 박찬호(뉴욕 메츠) 서재응(탬파베이) 등 한국의 빅리거들이 모두 나온다면 한국이 가장 강할 것이다. 왕젠민(뉴욕 양키스)이 있는 대만도 만만치 않지만 한국이 넘버원이다.”
○ 세계야구 많이 접해야 경기수준 높아져
―이승엽(요미우리)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나.
“이승엽은 해마다 성장하고 있다. 한국에도 좋은 투수가 많지만 아무래도 층이 얇다. 전체적으로 일본이 위다. 이승엽이 처음 2년간 고전했던 것도 그런 이유다. 그러나 작년 요미우리로 오면서 완전히 달라졌다. 4년째가 되는 올해는 지금까지 중 최고의 한 해를 보낼 것이라고 본다.”
―이승엽과 이병규(주니치) 등 한국의 스타 선수들이 일본 무대를 두드리고 있다.
“한국 선수들이 일본으로 오듯이 일본 선수들은 메이저리그로 간다. 도전 정신을 가진 선수가 많다는 것은 좋은 일이다. 선진 야구를 접해야 수준이 높아진다. 스즈키 이치로(시애틀), 마쓰이 히데키(뉴욕 양키스) 등이 메이저리그에 가면서 일본 야구도 많이 발전했다.”
○ 야구도 국제화시대… 한일 야구 따로없어
―한국에서도 일본 야구 팬들이 많아지고 있다.
“야구도 국제화하는 시대다. 한국 야구, 일본 야구가 따로 있는 게 아니다. 아시아 야구라는 범주에서 봐야 한다. 일본 야구가 한국에서도 중계가 되는 걸로 알고 있다. 한국 선수들에게 플러스가 될 것이다. 팬들의 보는 눈도 높아진다.”
후쿠오카=이헌재 기자 un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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