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트윈스 ‘넘치는 선발자원과 빈곤한 타선’

  • 입력 2007년 3월 8일 16시 56분


명문구단이라고 자부해온 LG 트윈스에게 지난 해는 악몽 그 자체였다.

8개 구단 중 유일하게 승률 4할(47승 75패)에도 미치지 못하는 성적으로 전신 MBC청룡을 포함해 창단 후 첫 최하위라는 불명예를 뒤집어썼다. 늘 최고를 추구하는 LG 기업 이미지에도 심각한 타격을 안겼음은 물론이다.

그러나 LG는 2007년 코칭스텝을 싹 물갈이하는 등 팀의 전체적인 옷을 새로 입혔다. 현대를 강팀으로 이끌었던 김재박 감독과 정진호, 김용달 코치를 패키지로 영입했고 전 롯데 사령탑을 맡았던 양상문 투수코치도 데려왔다.

코칭스텝 진용만 바뀐 것이 아니다. 마운드에도 FA로 영입한 박명환과 해외파 봉중근, 그리고 지난 해 삼성에서 뛰던 팀 하리칼라 등을 데려와 선발 빅3도 교체했다. 중심타자 이병규가 떠났지만 그래도 이만하면 탈 꼴찌를 위한 충분한 밑천은 마련한 셈이다.

그러나 김재박 신임 감독은 탈 꼴찌 정도로는 성에 차지 않는 듯 하다. 감독 부임 후 “우승에 도전하겠다.”고 큰 소리쳤고 지난 해 우승 팀 삼성 라이온즈를 상대로 강력한 도발을 일삼고 있다. 뭔가 믿는 구석이 있기 때문이다.

사이판과 오키나와를 오가는 전지훈련을 전두지휘 하고 있는 김재박 감독이 기댈 언덕은 역시 마운드다. 특히 위에 언급한대로 박명환, 봉중근, 하리칼라 등 수준급 선발투수 3명이 한꺼번에 가세하면서 선발 자원이 차고 넘친다. 기존의 이승호, 심수창, 정재복, 김광삼, 김기표에 경험 많은 최원호, 신윤호까지, 남은 2자리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주력 투수들의 컨디션도 좋다. 하리칼라는 지난 달 27일 열린 야쿠르트와의 연습경기에 첫 실전 등판해 2이닝 무실점을 기록했고 같은 경기에서 봉중근 역시 2이닝 무실점으로 역투했다. 심수창, 김광삼 등도 오키나와에 캠프를 차린 SK와의 연습경기에서 호투를 펼쳐 김재박 감독을 행복한 고민에 빠지게 했다.

단지 마무리가 아직까지 공석이다. 지난 해 LG의 뒷문을 책임진 우규민이 허리 통증으로 전훈에서 제외됐고 또 한 명의 마무리 후보였던 이동현도 팔꿈치 부상으로 중도 귀국하며 공석이 되어버렸다. 그러나 우규민은 현재 부상을 털고 구리 2군 캠프에서 컨디션을 끌어올리고 있으며 남는 선발 자원도 많아 피부로 느껴질 만큼 심각한 문제는 아니다.

이처럼 LG 마운드는 모든 팀이 부러워 할 만큼 탄탄하지만 타력은 빈약하기 짝이 없다. 간판타자 이병규가 떠난 데다 정의윤 부상, 박병호 군입대 등으로 라인업은 지난해 보다 약해졌다. 당장 마땅한 톱타자도 없어 이대형과 오태근을 경쟁시키고 있지만 영 찜찜하다.

그러나 다행히 용병 외야수 페드로 발데스가 연습경기에서 연일 안타 행진을 펼치며 4번 타자 자리를 예약했다. 발데스는 지난 6일 열린 SK와의 연습경기에서 첫 대형 홈런포도 신고해 LG가 원하는 거포의 위용을 과시했다. 전훈기간 동안 타격감이 좋은 주장 이종렬과 마해영 등 노장들의 분발도 고무적이다.

정진구 스포츠동아 기자 jingoo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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