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주인공은 프로농구 LG 신선우(51) 감독.
당시 신 감독은 점보시리즈에서 현대를 초대 챔피언으로 이끈 뒤 은퇴했다.
○ 1984년 선수로 ‘점보 시리즈’ 우승 뒤 은퇴
화려하게 무대를 떠난 신 감독은 지도자로도 성공시대를 걷고 있다. 프로 감독 중 유일하게 1997년 출범 때부터 현재까지 쉬지 않고 지휘봉을 잡으며 3차례나 우승했다. 지난주 말에는 최초로 정규리그 통산 300승 고지를 달성하는 새 역사까지 썼다.
흔히 스타 선수는 뛰어난 감독으로 다시 태어나기 힘들다는 속설이 있다. 하지만 그는 예외였을까.
때 아닌 눈이 내린 7일 밤 만난 신 감독은 “봄이 쉽게 찾아오진 않는 것 같다”며 말문을 열었다. 그 역시 명장의 반열에 올라서기까지 쉽지 않은 과정을 거쳤다는 의미였을까.
“선수 때는 늘 받아먹다 보니 남을 돌아보기가 쉽지 않았는데 코트 밖에서 다양한 경험과 실패를 겪고 나서 새롭게 세상에 눈을 떴습니다.”
○ 10년간 대기업서 영업뛰며 리더십 익혀
신 감독은 10년 가까이 현대건설과 현대증권 등에서 구매, 비서, 영업 등의 업무를 맡았다. 그러면서 익힌 처세술, 조직 관리, 리더십 등은 감독으로 일하는 데 큰 밑천이 됐다. 계산이 치밀하고 수읽기에 밝아 붙여진 ‘신산(神算)’이란 별명도 거저 얻어진 게 아니었다.
신 감독은 무엇보다 인재를 중시한다.
“스타를 많이 발굴해야 합니다. 선수들 실력이 늘어갈 때 가장 뿌듯하지요.”
그래서인지 코치에게도 많은 권한을 준다. 수시로 전술 관련 리포트를 받고 함께 사례 연구를 한다. KT&G 유도훈 감독, 전자랜드 박종천, 모비스 임근배, KCC 김광 코치 등은 그의 밑에서 착실하게 지도자 수업을 받았다.
신 감독은 자신을 ‘용병 교관’이라고 표현했다. 그동안 조니 맥도웰과 재키 존스, 찰스 민렌드 등과 호흡을 맞추며 전체 용병 선발의 분위기까지 주도했다.
“용병은 조화롭게 잘 쓰는 게 중요해요. 맥도웰은 말썽을 일으키면 잔여연봉을 포기한다는 각서까지 쓴 적이 있어요.”
○ 프로농구 3차례 우승… 올 시즌도 정상 노려
신 감독은 프로 초창기에 처음으로 의무 트레이너를 영입해 선수 부상 예방과 재활에 공을 들였다.
올 시즌 우승을 노리는 신 감독은 벌써부터 다음 시즌 설계에도 들어갔다. 가드 박지현과 이현민은 6월 미국연수를 보낼 계획이며 동남아시아 3개국을 도는 전지훈련 스케줄도 짜뒀다.
“내일을 준비하는 일만큼 신나고 재미있는 건 없잖아요. 생각만 해도 가슴이 뜁니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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