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화제! 이사람]정규리그 300승 LG 신선우 감독

  • 입력 2007년 3월 10일 02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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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농구 11시즌 만에 처음으로 300승을 돌파한 신선우 LG 감독. 그의 승리 행진은 언제까지 계속될까. 동아일보 자료 사진
프로농구 11시즌 만에 처음으로 300승을 돌파한 신선우 LG 감독. 그의 승리 행진은 언제까지 계속될까. 동아일보 자료 사진
1984년 3월 3일자 본보에는 만원 관중의 환호에 답하는 한 농구 선수의 사진이 크게 실렸다. 그 밑에는 ‘노병은 사라지되 영광을 남긴다’ ‘점보 농구 원년의 챔피언벨트 남기고 선수생활 마무리’란 제목의 기사가 실렸다.

그 주인공은 프로농구 LG 신선우(51) 감독.

당시 신 감독은 점보시리즈에서 현대를 초대 챔피언으로 이끈 뒤 은퇴했다.

○ 1984년 선수로 ‘점보 시리즈’ 우승 뒤 은퇴

화려하게 무대를 떠난 신 감독은 지도자로도 성공시대를 걷고 있다. 프로 감독 중 유일하게 1997년 출범 때부터 현재까지 쉬지 않고 지휘봉을 잡으며 3차례나 우승했다. 지난주 말에는 최초로 정규리그 통산 300승 고지를 달성하는 새 역사까지 썼다.

흔히 스타 선수는 뛰어난 감독으로 다시 태어나기 힘들다는 속설이 있다. 하지만 그는 예외였을까.

때 아닌 눈이 내린 7일 밤 만난 신 감독은 “봄이 쉽게 찾아오진 않는 것 같다”며 말문을 열었다. 그 역시 명장의 반열에 올라서기까지 쉽지 않은 과정을 거쳤다는 의미였을까.

“선수 때는 늘 받아먹다 보니 남을 돌아보기가 쉽지 않았는데 코트 밖에서 다양한 경험과 실패를 겪고 나서 새롭게 세상에 눈을 떴습니다.”

○ 10년간 대기업서 영업뛰며 리더십 익혀

신 감독은 10년 가까이 현대건설과 현대증권 등에서 구매, 비서, 영업 등의 업무를 맡았다. 그러면서 익힌 처세술, 조직 관리, 리더십 등은 감독으로 일하는 데 큰 밑천이 됐다. 계산이 치밀하고 수읽기에 밝아 붙여진 ‘신산(神算)’이란 별명도 거저 얻어진 게 아니었다.

신 감독은 무엇보다 인재를 중시한다.

“스타를 많이 발굴해야 합니다. 선수들 실력이 늘어갈 때 가장 뿌듯하지요.”

그래서인지 코치에게도 많은 권한을 준다. 수시로 전술 관련 리포트를 받고 함께 사례 연구를 한다. KT&G 유도훈 감독, 전자랜드 박종천, 모비스 임근배, KCC 김광 코치 등은 그의 밑에서 착실하게 지도자 수업을 받았다.

신 감독은 자신을 ‘용병 교관’이라고 표현했다. 그동안 조니 맥도웰과 재키 존스, 찰스 민렌드 등과 호흡을 맞추며 전체 용병 선발의 분위기까지 주도했다.

“용병은 조화롭게 잘 쓰는 게 중요해요. 맥도웰은 말썽을 일으키면 잔여연봉을 포기한다는 각서까지 쓴 적이 있어요.”

○ 프로농구 3차례 우승… 올 시즌도 정상 노려

신 감독은 프로 초창기에 처음으로 의무 트레이너를 영입해 선수 부상 예방과 재활에 공을 들였다.

올 시즌 우승을 노리는 신 감독은 벌써부터 다음 시즌 설계에도 들어갔다. 가드 박지현과 이현민은 6월 미국연수를 보낼 계획이며 동남아시아 3개국을 도는 전지훈련 스케줄도 짜뒀다.

“내일을 준비하는 일만큼 신나고 재미있는 건 없잖아요. 생각만 해도 가슴이 뜁니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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