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지의 하층민으로 태어나 공항 기술자였던 아버지의 캐디를 하며 골프를 접한 뒤 산전수전 다 겪고 뒤늦게 ‘아메리칸 드림’에 도전했다.
그는 1985년 인도네시아오픈 2라운드에서 스코어카드를 고쳤다는 이유로 아시아투어에서 쫓겨난 뒤 호주 유럽 아프리카를 유랑하며 힘겹게 투어 생활을 했다.
잡초였던 싱이 19일 미국 올랜도 베이힐GC(파 70)에서 끝난 PGA투어 아널드 파머 인비테이셔널에서 역전 우승하며 값진 기록 하나를 세웠다.
싱은 4라운드에서 3타를 줄여 합계 8언더파 272타로 정상에 올라 1942년 해리 쿠퍼(영국)가 세웠던 외국인 선수의 PGA투어 통산 최다승 기록(31승)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특히 이 대회에 최근 14년 연속 출전해 준우승만 세 차례 한 끝에 처음으로 파머에게서 우승컵을 받아 기쁨이 더욱 컸다.
자신의 40세 이후 최다승 기록도 ‘19’로 늘리며 시즌 첫 2승을 달성한 그는 우승 상금 99만 달러를 챙겼다.
불혹을 지났지만 쉼 없는 훈련을 통해 전성기를 유지하는 싱은 “아직 할 일이 많다. 더 많이 우승하고 싶다”고 의욕을 보였다.
메이저 대회인 마스터스와 PGA챔피언십에서 우승한 그의 목표는 US오픈과 브리티시오픈에서도 정상에 올라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완성하는 것이다.
타이거 우즈(미국)는 후반 9홀에서 프로 데뷔 후 최악인 8오버파 43타로 무너지며 공동 22위(3오버파 283타)로 대회를 마쳤다. 최경주(나이키골프)는 4라운드에 앞서 몸살로 기권했다. 최경주가 티오프도 못하고 경기를 포기한 것은 미국 진출 후 처음.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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