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세바퀴 반 달렸어도 무릎 끄떡 없어
지난해 이봉주를 검사한 서울을지병원 이경태(족부정형외과 부장) 박사는 “이봉주의 몸은 아직 생생하다. X선 검사 결과 이봉주의 무릎 관절은 별 이상 징후가 없었다”고 말했다. 이 박사는 “관절 및 근육 유연성이 천부적이다. 지금까지 해온 강도 높은 훈련을 잘 버틴 이유다”고 말했다.
관절은 인대, 힘줄, 연골 등이 조화를 이뤄야 달릴 때 몸무게(평상시 2, 3배)의 부담을 잘 버틴다. 관절 이상의 원인은 과다 사용. 이봉주 같은 마라톤 선수는 항상 관절 부상의 위험을 안고 있다. 그럼에도 이봉주가 아직 생생한 것은 무릎 및 골반, 발목 등 관절이 타고난 ‘마라톤 선수’라는 얘기다. 하지만 신이 내린 선물도 관리를 잘못 하면 무용지물. 이 박사는 “이봉주는 후천적인 관리를 통해 마라톤 ‘환갑’의 나이에도 젊은 선수 못지않은 몸을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봉주는 오인환 삼성전자 감독과 함께 관절 보강 운동을 오래전부터 실시하고 있다. 웨이트트레이닝은 기본이고 대퇴부, 하복근, 힙 근육, 등배, 햄스트링 강화에 관절 부위 미세한 근육을 키워 주는 보강훈련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 인체 파워존(다리∼가슴)의 비대칭을 방지하기 위한 특별 훈련도 있다. 신체가 비대칭을 이루면 한 쪽에 힘이 많이 가 다른 쪽이 고장 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봉주가 질주 때 팔을 비대칭으로 흔들지만 가슴부터 발까지 균형을 이루며 질주하기 때문에 큰 문제가 없는 것이다.
이봉주가 18일 이룬 ‘37세의 희망 질주’는 이런 끊임없는 노력의 결실인 셈이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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