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로써 시애틀의 타순은 1번 이치로 스즈키(중견수)-2번 애드리안 벨트레(3루수)-3번 호세 비드로(지명타자)-4번 라울 이바네스(좌익수)-5번 리치 섹슨(1루수)-6번 호세 기옌(우익수)-7번 켄지 죠지마(포수)-8번 루이스 로페스(2루수)-9번 유니스키 베탄코트(유격수)로 짜여지게 됐다.
호세 비드로가 가세하면서 한층 강력해진 타순. 하그로브 감독은 정교한 타격이 가능하면서도 높은 출루율을 기록할 수 있는 비드로를 3번이 배치시키는 대신, 벨트레를 2번에 집어 넣었다. 여기에는 벨트레에게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한 의도도 포함됐을 가능성이 높다.
위와 같은 라인업으로 시즌을 치르게 된다면 윌리 블룸퀴스트는 2007시즌에도 유틸리티맨으로 경기에 출전해야 한다. 키스톤 콤비인 로페스와 베탄코트가 지난 시즌 좋은 성적을 기록했기 때문에 2007시즌에도 두 선수가 중용될 수 밖에 없는 것. 유틸리티 플레이어로 뛰며 2년 연속 100경기 이상 출전하는 것을 기대할 수밖에 없는 입장이다.
주전이 아닌 탓에 잘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블룸퀴스트는 메이저리그를 대표하는 유틸리티 플레이어.
2000년대 초반 내외야를 가리지 않고 뛰며 시애틀의 4년 연속 90승 이상을 이끌었던 마크 맥클레모어를 연상케 하는 유틸리티 플레이어다. 2006시즌에는 포수와 투수를 제외한 모든 포지션을 소화했으며 빠른 발을 앞세워 16개의 도루(도루실패 3)도 성공시켰다. 또 여러 포지션을 맡으면서도 단 2개의 에러만을 기록했을 만큼 수비도 견고했다.
지난 시즌 유틸리티 플레이어로 제 몫을 해낸 블룸퀴스트는 2007년 들어 공격력도 강화된 모습이다. 시범경기이긴 하지만 14경기에 출전해 46타수 20안타, 타율 0.435 출루율 0.480을 기록중이다. 시범경기 최다안타 공동선두. 유틸리티 플레이어로 쓰기에는 아까울 정도로 놀라운 공격력을 선보이고 있는 것.
또한 뛰어난 스피드를 갖춘 선수답게 도루에서도 7번의 도루를 모두 성공시켜 이 부문 선두에 올라 있다.
주전 2루수인 호세 로페스가 시범경기에서 0.167의 빈타에 허덕이고 있는 것과 달리 블룸퀴스트는 연일 안타와 도루를 만들어내고 있다.
지금과 같은 활약을 이어간다면 주전으로 시즌을 시작하지는 못하더라도 많은 출전 기회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내야와 외야에 부상선수가 나타날 경우 블룸퀴스트는 하그로브의 첫번째 선택이 될 것이며 대타, 대주자, 대수비로도 많은 경기에 모습을 드러낼 수 있다.
본인의 한 시즌 최다 경기 출전, 최다 도루, 최고 타율 등 개인 최고기록을 모두 갈아치울 준비가 된 블룸퀴스트다.
임동훈 스포츠동아 기자 arod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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