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 피겨스케이팅 세계선수권대회가 20일 일본 도쿄 시부야의 도쿄체육관에서 개막해 25일까지 엿새간의 열전에 들어갔다. 하지만 우승 후보인 김연아(17·군포 수리고)는 여전히 부상과의 힘든 싸움을 치르고 있다. 허리 통증을 잡았다 싶었더니 이번엔 꼬리뼈가 탈이 났다.
○ 캐나다 연습때 ‘엉덩방아’… 도쿄대회 준비 제대로 못해
남녀 싱글, 페어, 아이스댄싱의 4종목으로 치러지는 세계선수권의 백미는 누가 뭐래도 여자 싱글. 전문가들은 한국과 일본, 미국의 3파전으로 예상한다. 김연아와 동갑내기 라이벌인 일본의 아사다 마오, 지난 대회 우승자인 미국의 키미 마이스너(18).
아사다와 마이스너는 전날인 19일 쇼트프로그램 연습을 마쳤고 이날 도쿄체육관 인근의 진구스케이트링크에서 프리스케이팅 연습을 시작했다. 그러나 김연아는 쇼트프로그램 연기도 아직 완전히 가다듬지 못한 상태. 김연아는 이날 쇼트프로그램 연습 도중 첫 3회전 점프를 한 뒤 통증으로 연기를 잘 이어가지 못했다. 일본 취재진 카메라 수십 대가 김연아에게 초점을 맞추고 있었지만 안타깝게 연기는 계속 중단됐다.
어머니 박미희 씨에 따르면 김연아의 허리 디스크는 그동안의 집중적인 치료로 통증을 거의 못 느낄 정도로 좋아졌다. 그런데 도쿄에 도착하기 이틀 전인 16일 캐나다에서 연습 중 크게 엉덩방아를 찧고 나서 꼬리뼈를 다쳤다. 이틀간 연습을 전혀 못했을 정도로 통증이 계속됐다.
○ “최악의 경우 23일 당일 마취주사 맞고 출전”
허리 치료를 담당했던 자생한방병원에서 긴급히 의료진을 도쿄로 급파해 19일 저녁부터 치료에 들어갔지만 시간이 촉박하다. 자생한방병원 신준식 원장은 “예전부터 넘어질 때마다 누적된 꼬리뼈의 부상이 심해졌다”며 “심할 경우 앉아 있기도 힘들 정도”라고 말했다.
신 원장은 여자 싱글 종목이 시작되는 23일까지 오전과 오후 한 번씩 침과 물리 요법으로 통증 치료를 할 계획. 김연아는 최악의 경우 경기 당일 마취주사까지 맞고 연기에 나선다는 각오다.
지난해 12월에도 최악의 컨디션을 극복하고 시니어 그랑프리 파이널에서 우승의 쾌거를 이뤄 낸 김연아는 이제껏 위기 상황에서 더 강한 모습을 보였다. 이번에는 어떤 모습을 보일지 주목된다.
한편 일본에서 5번째로 열리는 이번 세계선수권에는 여자 싱글 부문에 38개국 46명이 나서는 등 4개 종목에 46개국 192명의 선수가 출전했다.
도쿄=김성규 기자 kims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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