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 상을 두 번이나 받았다. 그것도 가깝고도 먼 나라라는 한국과 일본을 오가며….
○ 3년 전 일본리그에서도 신인왕
국내 여자농구 최장신 하은주(24·202cm). 그는 3년 전 일본리그 신인왕이 된 데 이어 올 시즌 국내 여자프로농구 겨울리그에서 신한은행 유니폼을 입고 다시 신인상을 받았다.
“신인이라고 하기엔 나이가 많은데 다른 후배들에게 미안하네요.”
그의 소감대로 국내에만 있었더라면 이미 5년 전에 받았어야 될 상이었다.
농구 유망주였던 하은주는 선일여중 시절 무릎을 크게 다쳐 ‘선수 포기 각서’를 쓴 뒤 일본 유학을 떠났지만 재활 끝에 2001년 오카고를 전국대회 3관왕에 올려 놓으며 재기했다. 일본리그 샹송화장품에 입단하려고 일본으로 귀화해 2차례 정상에 올랐지만 국적을 바꾼 부담이 항상 마음 한구석을 짓눌렀다. 몇 차례 일본 대표에도 뽑혔지만 합류하지 않았다.
결국 그는 지난해 국내로 돌아와 신한은행에 입단했고 한국 국적도 회복했다.
그는 국내 데뷔 무대였던 올 정규리그 15경기에서 평균 5.8득점, 4리바운드를 기록했다. 한일 농구의 수준 차이와 뛰어난 용병들과 맞대결한 것을 감안하면 무난한 성적표. 큰 키에 스피드까지 갖춘 그가 버틴 골밑은 위력적이었다.
“시즌이 정말 정신없이 빨리 지나갔어요.”
하은주는 선후배 간의 위계질서가 강하지 않은 일본과는 사뭇 다른 국내 팀의 분위기에 적응하는 데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일본은 선수 보호를 최우선으로 생각해 부상이라고 하면 적극적으로 쉬게 하는데 한국은 조금 아파도 참고 하는게 차이라는 그의 얘기.
하은주는 전주원(35) 정선민(33) 등 ‘하늘’ 같은 언니들과 호흡하며 하나라도 더 배우려고 애쓴다.
○ “태극마크 단다면 큰 영광”
6월에는 인천에서 2008 베이징 올림픽 출전권이 걸린 아시아선수권대회가 열린다.
“태극 마크를 단다면 인생의 큰 영광이에요. 감사하고 보답하는 마음으로 정말 열심히 할 거예요.”
하은주는 ‘33’이란 숫자를 좋아한다. 둘을 합치면 ‘8’자가 되는데 그 모양이 오뚝이처럼 생겨 어떤 어려움이 생겨도 힘을 모으면 이겨낼 수 있는 희망을 줄 것 같단다. 곡절 많은 그의 농구 인생을 담은 숫자 같았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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