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유치위원회는 역대 12번의 개최지 결정이 대부분 일방적으로 끝난 것과는 달리 박빙의 승부가 펼쳐질 것이란 전망 속에 러시아 모스크바의 막판 움직임에 바짝 긴장하고 있다.
현지에서 막바지 유치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대구유치위원회 대표단의 표정은 비장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2011년 대회 유치를 놓고 호주 브리즈번과 경합을 벌일 것으로 예상했지만 사정은 급변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라미네 디아크 국제육상경기연맹(IAAF) 회장에게 6000만 달러를 기부하기로 했다는 소문이 공공연히 나돈다. 당초 2013년 대회 유치를 더 희망했던 러시아는 소치가 뛰어든 2014년 동계올림픽 유치와 시기적으로 겹칠 것을 우려해 2011년 대회에 주력하기로 방향을 바꿨다.
유종하 유치위원장은 “모스크바가 2월 실사 때 대구가 국제적으로 주목받는 것을 보고 위기를 느낀 것으로 보인다”며 “노력은 대구가 많이 했다. 돈은 러시아가 많다. 투표권을 가진 집행위원들이 어느 쪽에 중점을 두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대구는 도시별로 60분씩 배당되는 최종 프레젠테이션에서 스페인 바르셀로나, 브리즈번, 모스크바에 이어 맨 마지막에 등장한다.
김범일 대구시장은 “프레젠테이션 순서가 결과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하면서도 내심 ‘마지막 감동 작전’과 ‘깜짝 쇼’에 기대를 거는 눈치다.
한국의 내륙 도시 대구와 러시아의 수도 모스크바의 ‘다윗과 골리앗 대결’은 27일 오후 8시(한국 시간)에 판가름 난다.
몸바사=이승건 기자 w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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