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환 자유형 200m 준결 5위로 결선 진출

  • 입력 2007년 3월 27일 02시 56분


다시 한번 아시아인의 저력을 보여줄 수 있을까? 박태환(18·경기고·사진)이 주 종목(자유형 중장거리)이 아닌 단거리 종목인 자유형 200m에서도 결선에 진출했다. 제12회 세계수영선수권대회 경영 첫날인 25일(한국 시간) 자유형 남자 400m에서 아시아 선수로는 최초로 금메달을 목에 건 박태환은 26일 호주 멜버른 로드레이버 아레나의 수지오닐수영장에서 열린 자유형 남자 200m 준결선 2조에서 1분 47초 83으로 3위에 올랐다.

준결선 1, 2조 종합 랭킹에서 박태환은 5위를 마크해 8위까지 올라가는 결선에 당당히 진출했다. 레인은 2번을 배정받았으며 결선은 27일 오후 6시에 치러진다. 수영은 예선 성적순으로 4-5-3-6-2-7-1-8번 레인을 배정한다. 그 이유는 좋은 성적을 거둔 선수를 물의 저항이 덜한 중앙 레인으로 배려하기 위한 것이다.

준결선 종합랭킹에서 2000년 시드니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피터르 판 덴 호헨반트(29·네덜란드)가 1분 46초 33으로 1위, 2005년 몬트리올 세계선수권 금메달리스트이자 아테네 올림픽 6관왕 마이클 펠프스(22·1분 46초 75)가 2위를 차지했고 백전노장 마시밀리아노 로솔리노(29·이탈리아·1분 47초 44)와 지난해 국제무대에 첫선을 보인 호주의 신예 켄릭 몽크(19·1분 47초 45)가 각각 3, 4위에 올랐다.

박태환은 이날 오전 벌어진 예선에선 1분 47초 58로 호헨반트와 펠프스에 이어 3위에 오르며 다시 한번 주목을 받았다. 이 종목 세계 랭킹(2006년도) 6위인 박태환이 세계적 스타인 펠프스(랭킹 1위·올림픽 금메달 6개, 세계선수권 금메달 11개), 호헨반트(랭킹 2위·올림픽 금메달 3개)와 대등한 경기를 펼친 것 자체가 세계 수영계에 커다란 뉴스였던 것. 박태환은 이날 예선과 준결선 모두 전날 금메달을 획득할 때 마지막 랩(50m)에서 보여 준 폭발적인 ‘터보 시스템’을 다시 가동했다. 예선 마지막 50m에서 4위에서 2명의 선수를 추월해 2위로 올라선 박태환은 준결선에서도 5위에서 2명을 추월해 3위를 차지했다. 박태환의 준결선 마지막 50m 랩타임은 26초 25로 스퍼트 능력이 가장 뛰어나다는 펠프스(26초 65)를 앞질렀다.

박태환은 경기를 마친 후 가쁜 숨을 쉬며 “옆 레인에서 뛴 호헨반트의 페이스가 너무 빨라 정말 따라가기가 벅찼다. 과부하(오버페이스)가 왔다. 레인 배정이 걸려 있어서 어떤 면에선 결선보다 준결선이 더 신경 쓰이는데 그래서 긴장했던 것 같다”고 아쉬워했다. 하지만 그는 “내가 가지고 있는 최고기록(아시아기록)을 결선에선 반드시 단축하겠다”며 메달 욕심을 우회적으로 드러냈다. 박태환을 1월부터 지도하고 있는 박석기 코치는 “평소 훈련해 온 대로 자기 페이스만 지켜 준다면 막판 무서운 스퍼트가 있기 때문에 메달 획득이 불가능한 것만은 아니다”라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위대한 한국인 박태환” FINA 자세히 소개

한편 국제수영연맹(FINA)은 이날 홈페이지(www.fina.org)에 ‘위대한 한국인 1위 박태환’이란 제목의 글과 수상식 사진을 띄우고 경기 내용을 상세하게 다뤘다. FINA는 “만 열일곱 살인 박태환이 세계선수권에서 사상 처음으로 한국에 금메달을 안겼다”면서 “마지막 지점에서는 어느 누구도 박태환의 파워에 대항할 수 없었다”며 새로운 스타의 탄생을 알렸다.



멜버른=전 창 기자 je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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