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수영, 박태환-기타지마 ‘투톱시대’ 개막

  • 입력 2007년 3월 27일 10시 16분


아시아 수영에 ‘투톱시대’가 열렸다. 일본의 수영영웅 기타지마 고스케(25)와 함께 세계를 평정할 또 한 명의 아시아 수영스타가 탄생했기 때문이다.

그동안 유럽, 미국, 호주 선수들에 밀려 결선 진출도 쉽지 않았던 아시아 수영은 박태환(18·경기고)의 세계선수권 정상등극으로 큰 목소리를 낼 수 있게 됐다.

중국의 독주가 이어지고 있는 다이빙 종목과 달리 경영종목은 신체조건이 뛰어난 유럽, 미국, 호주 선수들의 집안 싸움이 계속돼왔다. 아시아 선수들이 비집고 들어갈 틈이 없을 정도. 경영 종목은 아시아 선수들에게 ‘난공불락’이나 다름없었다.

하지만 그 벽이 기타지마의 등장과 함께 조금씩 균열되기 시작했다. 일본이 낳은 역대 최고의 스포츠스타 중 한 명인 기타지마는 2003년 제 10회 스페인 바르셀로나 세계선수권대회남자 평영 100미터와 200미터에서 세계신기록으로 우승, 세계 수영계를 놀라움에 빠뜨렸다.

‘수영천재’ 박태환, 세계를 평정한 금빛역영 생생 화보

기타지마는 2004 아테네올림픽에서도 평영 100, 200미터 금메달을 차지하며 세계 평영의 최강자이자 아시아를 대표하는 스포츠스타로 명성을 날리게 됐다.

기타지마의 우승이 더욱 대단했던 이유는 수영선수로는 작은 편인 178cm, 71kg의 신체조건이었기 때문.

기타지마의 주종목인 평영이 다른 종목에 비해 파워보다는 기술과 유연성이 강조되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하더라도 다른 선수들보다 15cm 이상 작은 선수가 잇따라 세계무대를 평정하는 모습은 기적에 가까웠다.

그리고, 기적은 한 번으로 끝나지 않았다. 또 하나의 아시아 수영스타가 세계무대를 평정한 것. 수영 불모지나 다름 없는 한국에서, 아직 고등학교도 졸업하지 않은 18살의 어린 선수가 세계 정상급 선수들을 따돌리고 세계선수권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그것도 아시아선수들에게는 불가능으로 여겨졌던 자유형 종목에서 박태환은 기적을 만들어냈다.

2005년 열린 제 11회 캐나다 몬트리올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예선 탈락의 고배를 마신지 2년만에 세계 최고의 선수로 우뚝 서는 신화를 창조한 것이다.

아시아 출신 선수로는 기타지마에 이어 두번째로 세계선수권 금메달리스트가 된 박태환은 순식간에 전 세계 언론의 집중 조명을 받았으며, 아시아 수영을 대표하는 아이콘으로 급부상했다.

기타지마 홀로 외롭게 이끌었던 아시아수영이 박태환의 등장과 함께 투톱체제로 전환한 것이다.

‘수영천재’ 박태환, 세계를 평정한 금빛역영 생생 화보

아직 두 선수의 동반 금메달은 성사되지 않았다. 기타지마가 평영 100미터에서 2위에 그쳐 은메달에 머물렀기 때문이다. 하지만 기타지마의 또 다른 주종목인 평영 200미터가 남아 있어 아시아 수영의 2007 세계선수권 두번째 금메달을 기대할만하다.

박태환의 추가 금메달 가능성도 높다. 자유형 400미터에서 금메달을 차지한 박태환은 자유형 1500미터 경기를 남겨 놓고 있다. 1500미터는 박태환의 주종목.

자유형 최강자 그랜트 헤켓(호주)의 벽을 넘어야 하지만, 400미터에서 보여준 박태환의 지구력과 막판 스퍼트라면 대회 두번째 금메달을 기대할만하다. 또 박태환은 21일 오후 5시 자유형 200미터에서도 메달에 도전한다.

[도하 AG] 박태환, 24년만에 AG ‘경영 3관왕’ 쾌거 화보

[도하 AG] 박태환, 경영 남자 자유형 400m 金 화보

[도하 AG] 박태환, 경영 남자 자유형 200m 金 화보

임동훈 스포츠동아 기자 arod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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