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가장 원초적 능력을 겨루는 육상. 세계육상선수권대회는 월드컵 축구, 올림픽과 함께 세계 3대 스포츠 이벤트로 꼽힌다. 달리기, 던지기, 뛰기 등 47개 세부 종목(남자 24개, 여자 23개)에서 세계적인 선수들이 감동의 드라마를 연출한다. 인간의 가장 원초적인 능력을 겨루는 데서 나오는 각본 없는 드라마에 관객들은 열광한다.
남자 100m와 여자 100m는 ‘총알 탄 남녀’의 대결로 지구촌 전체의 관심사다. 중장거리에서 아프리카와 유럽, 아시아의 건각들이 펼치는 레이스도 볼 만하다. 특히 멋진 몸매, 탄탄한 체격을 앞세운 남녀가 하늘을 향해 날갯짓하는 장대높이뛰기는 최근 육상의 최고 인기 종목으로 급부상했다. 9일 안팎으로 열리는 대회 기간에 평균 관중이 5만∼6만 명에 이를 정도로 인기가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세계육상선수권대회가 팬들을 끌어 모으는 이유는 세계 최고의 건각들이 레이스를 펼치기 때문. 각 종목별 기준기록이 있다. 이 기록을 통과하지 못하면 출전할 수 없다. 남자 100m의 경우 A기준기록이 10초 21, B기준기록이 10초 28이다. 언제든 9초대에 진입할 수 있는 최고의 인간 탄환들이 출전한다. 여자 100m는 A기준기록이 11초 30, B기준기록이 11초 40이다. 지금까지 한국 선수들은 한 번도 100m에 나가지 못했다. 남자 마라톤도 2시간 18분 이내에 들어와야 출전 자격을 준다.
세계육상선수권대회는 1983년 핀란드 헬싱키에서 첫 대회를 개최한 뒤 1991년까지 4년마다, 이후엔 2년마다 개최되고 있다. 육상은 ‘유럽의 스포츠’로 알려져 지금까지 주로 유럽에서만 개최됐다.
아시아에서는 일본이 1991년 도쿄에서 개최했고 올해 오사카에서 또 대회를 연다. 국제육상경기연맹(IAAF)이 올해 오사카에 이어 또 아시아 지역인 대구에 세계선수권대회 개최권을 준 이유는 육상의 시장 확대 차원. 한국 일본 중국 등 아시아 스포츠 3강을 잡아야만 시장을 늘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대구의 역할도 중요하게 됐다. 심판 및 대회 운영진을 잘 교육시켜 성공적인 개최를 이뤄야만 한국의 위상이 높아진다. 현재 대구월드컵경기장은 국제경기를 치르는 데 전혀 문제가 없는 상태. 다만 트랙에 깔린 우레탄 바닥을 몬도 제품으로 바꾸는 일만 남았다.
IAAF는 세계선수권 개최지에 공식 업체인 몬도의 트랙을 깔도록 권고하고 있다. 이에 따라 대구시는 지난달 IAAF 실사단 방문 때 우레탄을 몬도 제품으로 바꾸겠다고 발표했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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