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을 위해 극복해야 할 과제는 어떤 게 있을까.
첫 번째는 경험을 쌓아야 한다는 것.
박태환이 예선 탈락한 자유형 1500m 의 경우 공식경기에 뛴 것은 이번까지 네 번에 불과하다. 3년 전 중학교 3학년인 박태환을 국가대표로 발탁한 김봉조(60) 전 대표팀 감독은 “나도 현역 시절 1500m가 주종목이었는데 적어도 20번은 경기에 출전해야 페이스 조절 능력이 생긴다”고 말했다.
문제는 이미 거물 선수로 성장한 박태환이 실전은 물론 훈련 때에도 그와 겨룰 만한 선수를 만나기가 쉽지 않다는 것. 이를 위해 박석기(55) 전담 코치는 박태환의 훈련 파트너 강용환(22·강원도청)에게 오리발을 끼워 경쟁을 유도하고 있다.
두 번째는 영법의 완성과 체력 보강이 시급하다는 것. 지난달 31일 1500m 예선에서 박 코치는 박태환에게 15분 00초로 목표 시간을 정해 줬다. 하지만 이보다 3초 62 늦게 들어온 박태환은 “지구력이 떨어져 후반에 정말 힘들었다”고 토로했다. 키가 183cm인 박태환이 보통 2m에 육박하는 경쟁자들과 대등한 경쟁을 하려면 더욱 많은 훈련으로 근력과 지구력을 키우는 수밖에 없다는 것.
박태환의 폐활량은 7000cc로 일반 성인(4000cc)의 두 배 가까이나 된다. 수영경기 중 가장 이상적인 호흡법은 고개를 90도만 돌려 숨을 쉬고 빠르게 다시 정면으로 돌아가는 것. 그런데 박태환은 고개를 130도까지 돌린다. 풍부한 폐활량에도 불구하고 좀 더 많이 호흡하고자 하는 욕심 때문에 생긴 버릇이다. 불필요한 동작을 없애 최대한 유선형을 유지하는 것이 필요하다.
박태환은 1월 개인훈련을 시작한 뒤 예전보다 스트레칭 시간을 두 배 이상 늘렸다. 유연성을 더욱 기르기 위해서다. 박 코치는 “태환이는 관절 움직임의 폭이 좁아 같은 신체조건의 경쟁자들보다 효율성이 떨어진다. 팔과 다리의 움직임이 커지면 그만큼 물을 더 많이 끌어들일 수 있다”고 말했다.
박 코치는 “여러 단점이 있지만 올림픽에서의 금메달 전망은 밝다”고 단언한다. “누구보다도 승부 근성이 있고 학습능력이 뛰어나다”는 것이 이유다.
멜버른=전 창 기자 je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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