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8일 호주 멜버른 앨버트공원 특설경기장에서 열린 2007 F1 개막전에서는 페라리가 새로 영입한 키미 라이코넨(핀란드)이 우승을 차지하며 새로운 영웅으로 떠올랐다.
7일부터 이틀간 올 시즌 제2전이 벌어지는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세팡서킷)는 벌써부터 자동차 경주를 상징하는 흰색과 검은색의 체크기가 거리에 나부끼고 F1을 관전하러 온 관광객들로 ‘자동차 경주 특수’가 일고 있다.
지구촌 최고의 스피드 축제인 F1 대회의 한국 개최를 위한 준비가 착착 진행되고 있다.
지난해 10월 2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는 전남도 박준영(61) 지사와 F1 대회를 관장하는 포뮬러원매니지먼트(FOM)의 버니 에클레스턴(77·영국) 회장, F1 한국대회 운영을 맡을 코리아오토밸리오퍼레이션(KAVO)의 정영조(47) 대표가 참석해 ‘F1 한국 유치 조인식’을 가졌다.
전남도는 영암군 일대에 F1 경주장을 만들어 2010년부터 2016년까지 7년간 세계 최고의 자동차 경주인 F1 대회를 개최한다는 계획이다.
한국에서 F1 경기가 열리게 되면 일본(1976년부터), 말레이시아(1999년), 중국, 바레인(이상 2004년)에 이어 아시아 국가로는 5번째로 F1 대회를 개최하는 국가가 된다.
F1 경기는 연간 17개국을 순회하는 시리즈전. 한국전이 열리게 되면 경주차의 운송 문제 때문에 중국과 일본 경기와 비슷한 시기에 열리게 된다. 올해 일본전(제15전)은 9월 30일, 중국전(제16전)은 10월 7일 개최된다.
순위는 경기마다 8위까지 점수(1위 10점, 2위 8점, 3위 6점, 4위 5점, 5위 4점, 6위 3점, 7위 2점, 8위 1점)를 줘 최종 합계로 시리즈 챔피언을 가린다.
전남도는 3000억 원 가까이 들어가는 F1 경주장 건립을 위해 2월 27일 국회 문화관광위원회에 ‘F1 특별법안’을 상정했다. 한국 대회 운영사인 KAVO는 지난해 12월 7일 총길이 5684m에 달해 세계에서 F1 경기가 열리는 서킷 중 2번째로 긴 서킷의 경기장 코스를 확정했다고 발표했다. 또 2월 22일에는 그랜드스탠드 등 주요 건축물의 디자인을 공개했다. 서킷은 올 7월 착공에 들어가 2009년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하지만 불안감도 없지 않다. 1995년 한 기업이 전북 군산 폐 염전 터에 F1대회를 유치한다며 개발에 들어갔다 무산됐으며 2003년에도 한 프로모터가 미국 자동차 대회인 카트(CART)의 한국 유치에 성공했다며 서울과 안산에 경기장을 착공했으나 결국 ‘없었던 일’이 돼버렸기 때문.
일부에서는 한국 선수가 경기에 나설 수 없는 상황에서 국내에서 열리는 F1 대회 흥행이 잘 되겠느냐는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이에 대해 KAVO는 올해 상반기 중 심사를 거쳐 재능 있는 드라이버 3∼5명을 뽑아 하반기부터 F1보다 한 단계 아래인 F3 대회 등에 출전시켜 2010년에 한국인 드라이버가 F1 대회에 출전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전 창 기자 je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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