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가 언제 또다시 넣을지 모르는 멋진 골이었다. 그는 꼭 그 경기 DVD를 구해서 보관해야 할 것이다.”
지난달 28일 한국-우즈베키스탄의 2008 베이징 올림픽 예선전이 끝난 뒤 한국축구대표팀의 핌 베어벡 감독은 이날 두 골을 몰아넣은 한동원(21·성남 일화)의 호쾌한 논스톱 중거리슛을 이렇게 칭찬했다.
한동원은 과연 경기 DVD를 구했을까.
“DVD를 구하는 대신 인터넷으로 경기를 내려받아 놨습니다. 제가 출전한 경기는 모두 인터넷으로 내려받아 틈나는 대로 보고 있습니다.”
올림픽축구대표팀의 2경기에서 4골을 터뜨리며 한국 축구의 ‘해결사’로 떠올라 주목을 받고 있는 한동원.
하지만 그는 덤덤하고 다소 쑥스러운 표정을 지어 보였다.
“스타가 됐다는 느낌은 없습니다. 다만 초등학생 때나 중학생 때 이후 못 보던 친구들에게서 오랜만에 연락이 와서 만나기는 했습니다.”
소속팀에서 그는 ‘두현이 동생’으로 불린다. 소속팀의 선배인 국가대표 미드필더 김두현(26)과 닮았기 때문이라고 한다.
‘루니’로도 불린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골잡이 웨인 루니(22)처럼 얼굴에 살이 쪘기 때문이라고.
한동원은 김두현을 자신의 ‘모델’로 삼고 있다. “예전부터 김두현 선배를 가장 좋아하고, 닮고 싶었어요. 운동장에서 여유가 있고 패스와 슈팅력이 좋습니다.”
김두현은 한동원에 대해 “기술과 득점력이 있다. 가진 게 많지만 아직 다 보여 주지 않은 점이 많다. 앞으로 더 좋은 활약을 할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한동원은 올림픽대표팀에서 ‘축구 천재’ 박주영(22)의 공백을 메우며 빛났다.
김두현은 두 선수에 대해 “박주영은 스트라이커로서의 특징이 강하지만 동원이는 미드필더로서의 색깔이 강하다. 주영이는 중앙뿐 아니라 사이드 공격과 처진 스트라이커의 역할도 잘하는 등 공격에 능하다. 동원이는 센스와 경기 운영이 좋다”고 비교했다.
한동원의 장점으로는 위치 선정 및 볼의 흐름을 읽는 능력이 꼽힌다.
“남수원중학교 다닐 때 수원 삼성팀에서 볼보이를 했습니다. 선수들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많이 관찰했던 것이 도움이 됐습니다. 또 이미지 트레이닝을 자주 하면서 운동장에서 어떻게 움직일지 상상합니다.”
수원 율전초등학교 3학년 때 축구를 시작한 한동원은 중학교 졸업 후 곧바로 프로무대에 뛰어들었다. 그는 “어차피 대학 졸업 후 프로로 갈 바에야 일찍 프로무대로 가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했다”며 조기 진출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오랜 무명을 벗고 도약의 시기를 맞고 있지만 여전히 긴장하고 있었다. 그는 인터뷰를 마친 뒤 훈련에 늦을까봐 황급히 뛰어갔다.
이원홍 기자 bluesky@donga.com
▼한동원은?▼
▽생년월일=1986년 4월 6일
▽체격 조건=179cm, 69kg
▽출신교=수원 율전초등학교, 남수원중
▽프로 데뷔=2002년 FC 서울
▽성적=△프로축구(K리그, 컵대회): 35경기 출전 5골, 1도움 △올림픽대표: 2경기 출전 4골
▽주요 경력=프로축구 2군 최우수선수(MVP) 2번
(2003, 2004년), 프로축구 2군 득점왕(2005년), 청소년대표(17, 19, 20세 이하), 2008 베이징 올림픽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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