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데스여, 평창을 살펴주소서”… 유치위, 과테말라서 제사

  • 입력 2007년 4월 9일 03시 04분


과테말라 과테말라시티에서 비행기로 40분 거리인 플로레스 지역 티칼 국립공원의 천제단. 몽고반점, 온돌, 똬리 등 한민족과 유사한 인종, 문화적인 뿌리를 간직하고 있는 마야 문명의 성지인 이곳에서 2일 조촐하지만 정성이 듬뿍 담긴 제사가 올려졌다.

윤강로 2014평창동계올림픽유치위원회 국제사무총장 일행 4명. 이들은 신전 의식 책임자인 마야인 힐베르토 씨의 도움을 얻어 세계를 누비면서 모은 수집품을 제단에 올려놓고 7월 5일(한국 시간) ‘과테말라 대첩’을 기원했다. ‘평창의 동계올림픽 유치 기원 지참물’은 음양오행의 결정판. 작렬하는 중미의 태양(화·火) 아래에서 마야 문명의 서기가 어린 제단(토·土) 맨 앞에 태극기를 펼친 다음 동해와 5개 대륙의 물(수·水), 아프리카 청동 코끼리(금·金), 사모아에서 교민에게 선물 받은 향꽂이용 나무 그릇(목·木)을 놓았다.

여기에 강원 산신령의 바람(풍·風)으로 건조시킨 황태와 한국의 대표 술인 소주, 유럽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49명)의 표심을 불러일으키기(망·望) 위한 네덜란드 풍차 모형, 평창에 우호적인 55명의 IOC 위원 명단, 그리고 5대륙을 누빈 징표인 20장의 항공 탑승권이 더해졌다.

흰색 의관을 정제한 제주(祭主) 윤 총장은 5대륙 물 합수식을 한 뒤 좌청룡 우백호 각 9배씩 18배의 큰절을 올렸다. 그리고 가장 높게 모셔진 제4신전 꼭대기까지 올라가 IOC 위원 명단이 적힌 흰 종이를 불태워(소·燒) 하늘에 고(告)하는 것으로 예를 마쳤다.

윤 총장은 “정성이 통했는지 제사를 지낸 직후인 4일 게임스비즈닷컴이 발표한 2014년 동계올림픽 유치 후보도시 평점에서 평창이 처음으로 선두에 올랐다”며 싱글벙글했다.

장환수 기자 zangpab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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