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는 당초 2010년 대회 유치를 준비했지만 중국이 급속한 경제성장을 토대로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 이어 2010년 광저우(廣州) 아시안게임 유치를 추진하면서 대한올림픽위원회(KOC)에 협조를 구해 와 2014년 대회쪽으로 기수를 돌렸다.
이는 중국과의 우호적 협조관계를 유지할 필요가 있고, 아울러 2002년 부산대회에 이어 불과 8년만에 인천으로 대회를 끌고 오기에는 타이밍상 무리가 따른다는 KOC의 판단에 따른 것이다.
인천시의 공식적인 유치활동은 2005년 6월 정부승인을 거쳐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에 유치신청서를 제출하면서 시작됐다.
같은 해 9월 중국 광저우에서 열린 OCA 총회 및 집행위원회 참가를 시작으로 동아시아대회 등 권역별 대회 5차례, 권역별 스포츠포럼 5차례, OCA 총회 및 집행위원회 3차례, 권역별 순회방문 30여 차례 등 국제 스포츠 관련 회의나 행사에 꾸준히 참가하며 `지지 표'를 모아 왔다.
인천시는 이들 국제행사 참가를 통해 OCA 총회 투표권을 가진 나라의 국가올림픽위원회(NOC) 관계자와 아시아 체육계 유력 인사들을 폭넓게 접촉했다.
이 과정에서 1970년대부터 대형 국제대회 유치활동에 핵심적인 역할을 해온 신용석 유치위원장의 `표심잡기' 노하우가 큰 힘이 됐음은 물론이다.
안상수 인천시장도 2005년 5차례의 해외 유치활동에 이어 지난해 4월 쿠웨이트 OCA집행위원회, 12월 도하 아시안게임, 올 1월 창춘 동계아시안게임 등을 참관하며 각국 NOC 관계자들에게 인천시대회 유치 의지와 노력에 대한 믿음을 심어줬다.
이런 노력들이 결실을 맺어 경쟁도시였던 인도 뉴델리를 비교적 짧은 기간에 추월하고 유치에 성공한 것으로 평가된다.
뉴델리는 카타르 도하, 말레이시아 콸라룸푸르 등과 함께 2010년 대회 유치도 신청했었다는 점에서 보면 인천시의 추격전은 가히 `초고속'이었다고 할 수 있다.
인천은 지난해 실시된 OCA평가단의 현지 실사에서도 좋은 점수를 받았다.
세계적 수준을 자랑하는 문학월드컵경기장과 다목적 기능의 삼산월드체육관 등 체육 인프라가 높은 평가를 받았고, 환영식을 겸해 열린 유치기원 행사에도 2만5000여 명의 시민이 참석해 뜨거운 유치 열기를 과시했다.
지난해 말에는 국회에서 2014아시안게임유치특별위원회가 구성 돼 유치활동에 속도가 붙었다.
인천이 뉴델리를 제치고 유치에 성공할 수 있었던 원동력 중 하나는 PM(projectmanager) 제도이다.
아시아 전역을 '동 서 중앙 동남 남'의 5개 권역으로 나누고 권역별 전담반을 편성, 외교통상부의 적극적인 협조 아래 우리 해외공관들과 관련 정보를 공유했다.
유치위는 NOC 접촉현황과 각종 정보를 제공했고 해외공관들도 입수된 정보를 바탕으로 주재국 수반이나 NOC위원장을 접견해 인천의 아시안게임 유치의지를 전달하는 등 다양한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그 덕분에 유치위는 적절한 인맥활용과 대응책으로 당초 인도 지지성향이었던 일부 국가들의 마음을 돌릴 수 있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김동원기자 davis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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