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면 일본 대학축구의 경우 관동과 관서로 나눠 1, 2부 리그제를 펼치고 있고 선수들은 일정 학점을 받지 못하면 졸업을 못한다. 이렇다 보니 프로 선수가 되지 못하더라도 지도자로 나서거나 사회에서 다른 길을 찾는 데 큰 어려움이 없다. 일본 대학축구는 주말이나 평일 야간에 경기를 치르고 새벽, 오후 훈련만으로도 충분히 실력을 키울 수 있어 낮엔 공부에 열중할 수 있다.
이런 상황인데도 한국대학축구연맹은 리그제 도입은커녕 올해 성적을 기준으로 내년부터 화랑(1부)과 청룡(2부)으로 나눠 전국 토너먼트 대회를 실시할 계획이라고 하니 선수들이 공부할 시간은 더 없어지게 됐다.
대학의 고교선수 선발 기준 또한 한국축구의 발목을 잡고 있다. 제도적으론 폐지됐지만 아직도 대학의 선수 선발 ‘잣대’는 4강, 8강 등 전국대회 성적이다. 2005년 기준으로 4강(6곳), 8강(27곳), 16강(11곳)을 적용하는 대학이 44개교로 개인 기량과 학업 성적(25곳)으로 뽑는 학교의 거의 두 배에 이른다. 고교축구가 ‘공부하는 선수’를 만들기 위해 주말리그를 추진하지 못하고 전국대회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대학은 물론 중고교 축구 시스템까지 동시에 바꿀 수 있는 주말리그제의 도입이 시급하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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