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기성 속죄슛 “울산 가서도…”…24점 폭발

  • 입력 2007년 4월 28일 03시 02분


신들린 레이업 KTF 신기성(가운데)이 모비스 양동근(왼쪽)과 이병석의 수비를 뚫고 솟아오르며 골밑슛을 하고 있다. KTF는 연장전이 종료되는 순간까지 숨 막히는 접전을 펼치며 승부를 6차전으로 몰고 갔다. 부산=연합뉴스
신들린 레이업
KTF 신기성(가운데)이 모비스 양동근(왼쪽)과 이병석의 수비를 뚫고 솟아오르며 골밑슛을 하고 있다. KTF는 연장전이 종료되는 순간까지 숨 막히는 접전을 펼치며 승부를 6차전으로 몰고 갔다. 부산=연합뉴스
KTF가 1점 앞선 연장전 종료 7.3초 전.

마지막 공격에 나선 모비스 양동근의 패스를 받은 크리스 윌리엄스가 KTF 애런 맥기의 밀착 수비에 막히면서 볼이 흘러 사이드라인 밖으로 나갔다. 황순팔 주심은 윌리엄스의 ‘터치아웃’으로 인정해 KTF의 공격권을 선언했다. 이 판정에 모비스 코칭스태프가 거세게 항의해 올 시즌 플레이오프 들어 처음 채택된 비디오 판독이 시행됐다.

다른 심판들과 TV 화면을 검토한 황 심판의 오른쪽 팔이 KTF 벤치를 향해 길게 뻗었다. KTF의 공격권을 확정한 것이다.

1만 명에 가까운 홈팬은 환호성을 질렀고 KTF는 신기성이 종료 3.6초 전 양동근의 파울로 얻은 자유투로 1점을 보태며 승부를 결정지었다. 모비스 양동근은 필사적으로 코트를 달려 슈팅을 날려 봤지만 림만 때리는 데 그쳤다.

프로농구 사상 처음으로 비디오 판독까지 나오는 치열한 접전 끝에 KTF가 벼랑 끝에서 살아났다.

KTF는 27일 부산에서 열린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7판 4선승제) 5차전에서 연장전 끝에 87-85로 힘겨운 승리를 거뒀다.

이날 질 경우 홈에서 모비스의 우승 잔치를 지켜봐야 했던 KTF는 2승 3패로 일단 한숨 둘렸다.

6차전은 29일 모비스의 홈인 울산으로 자리를 옮겨 치러진다.

4차전 막판 판정에 불만을 품고 대걸레를 걷어찬 뒤 스스로 경기를 포기했다는 비난을 들었던 신기성은 24득점, 4리바운드, 5어시스트로 속죄의 활약을 했다. 당시 패배를 자책하며 날밤을 지새운 신기성은 “마지막이란 생각에 내 한계를 뛰어넘고 싶었다. 챔프전이 재미없다는 질책에 속이 상했는데 팬들께 뭔가 보답한 것 같다”고 말했다.

KTF는 맥기가 1쿼터에 3반칙으로 발목이 잡혔지만 필립 리치가 모비스 골밑을 집요하게 파고들며 전반 22득점을 포함해 양 팀 최다인 35득점에 16리바운드를 기록했다.

윌리엄스가 43점을 퍼부은 모비스는 우지원(무득점), 김동우(7득점) 등 국내 슈터들의 부진이 아쉬웠다.

부산=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이승건 기자 why@donga.com

■양팀 감독의 말

▽KTF 추일승 감독=애런 맥기가 초반부터 흔들리는 등 불안한 경기였다. 하지만 선수들이 끝까지 이겨보겠다는 의지로 밀어붙인 게 승리의 원동력이다. 4차전 때 신기성의 행동은 감독으로서 팬들께 정말 죄송하다. 앞으로는 좋은 모습을 보일 수 있도록 나부터 노력하겠다. 오늘 경기는 우리 팀에 왜 신기성이 필요한지를 확실하게 보여 줬다.

▽모비스 유재학 감독=울산 홈팬 앞에서 우승하라고 이렇게 된 것 아닌가 싶다. 김동우와 우지원의 3점 슛이 안 터진 것도 패인 중 하나다. 심판 판정에 대해서는 얘기하지 않겠지만 연장전에서 KTF 필립 리치가 골이 들어가기 전 림을 건드렸는데 골로 인정한 것은 아쉽다. 3차전을 내준 뒤 7차전까지 갈 것 같다고 했는데 그냥 해 본 말이다. 6차전에서 끝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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