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도타기 응원은 기본이고 신문지 응원과 라이터 응원도 장관이다. 한목소리로 “롯데, 롯데”를 외치는 장면은 감동적이기까지 하다.
‘가을에도 야구하자’, ‘아 주라’(애 줘라·관중석으로 날아온 공을 어른이 잡았을 때 어린이에게 주라는 뜻) 등 야구계의 많은 유행어도 롯데 팬들의 작품이다. 그들에겐 ‘야생야사(野生野死·야구에 죽고 야구에 산다)’의 뜨거운 피가 흐르는 것 같다.
이웃 나라 일본에도 비슷한 구단이 있다. 간사이 지방의 오사카를 연고로 하는 한신 타이거스다.
한신 팬들은 야구의 나라인 일본 내에서도 열광적이기로 유명하다. 어떤 기자는 오사카와 한신을 “일본 안의 또 다른 일본”이라고 했다.
작년 이승엽(요미우리) 취재차 한신의 홈인 고시엔구장에 갔을 때 팬 5만 명이 구장을 가득 메웠다. 대부분의 팬이 평상복 대신 한신 유니폼을 입고 열광적인 응원을 했다.
만원 관중이라며 구단 직원이 빨간 봉투에 100엔 동전을 담아 주던 기억이 난다. 한신은 작년 한 해 315만4903명의 관중을 동원해 일본 최다 관중을 기록했다. ‘전국구 구단’이라는 요미우리(289만2695명)보다 많았다.
올해는 배구 취재차 다시 오사카를 찾았는데 운동장 밖의 야구 열기에 다시 한 번 놀랐다. 27일 저녁 고시엔구장에서는 한신과 야쿠르트의 경기가 열렸다. 숙소에서 TV를 봤는데 11개의 채널 중 세 곳에서 생중계를 하고 있었다.
또 다른 3개 채널은 프로그램 중간 중간 야구장을 연결해 화면을 내보냈다. 다음 날 아침 방송에는 전날 경기를 분석하는 내용이 빠지지 않았다.
우메기타 세코 일본 V리그 사무국장은 “오사카 사람들에게 한신은 야구가 아닌 생활의 일부다. 한신이 이기는 날이면 오사카 전체가 흥분한다”고 말했다.
한국 제2의 도시 부산을 연고로 하는 롯데와 일본에서 두 번째로 큰 도시 오사카 연고의 한신은 참 많이 닮았다. 바닷가 사람들인 팬들은 독특한 사투리를 쓰고, 화끈한 성격까지 비슷하다. 팬들의 큰 사랑만큼 좋은 성적을 올렸으면 좋겠다. 오사카에서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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