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밟고 800m 한국신 세우라”

  • 입력 2007년 5월 3일 03시 03분


이진일 육상 대표팀 중거리 코치(가운데)가 김재열(왼쪽) 오기석과 손을 잡고 선전을 다짐하고 있다. 고양=양종구  기자
이진일 육상 대표팀 중거리 코치(가운데)가 김재열(왼쪽) 오기석과 손을 잡고 선전을 다짐하고 있다. 고양=양종구 기자
한국 중거리의 세계적인 스타 이진일(34) 대표팀 중거리 코치가 2011년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서 한국 육상의 ‘자존심’을 세울 유망주 3명을 골라 훈련시키고 있다.

이 코치는 1994 히로시마, 1998 방콕아시아경기대회 800m 2연패를 이룬 한국 최고의 중거리 스타다. 1994년 세운 남자 800m 한국 기록(1분 44초 14)은 아직도 요지부동이다.

그가 꼽은 유망주는 김재열(경북체고 3년)과 오기석(서울 배문고 2년), 문보성(인천 대인고 3년) 등 ‘고교 3인방’. 이 코치는 “한국 육상을 빛낼 종목은 중거리와 마라톤이 유력하다”며 꿈나무 육성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 3인방은 최근 실시한 체육과학연구원 테스트 결과 마라톤 선수보다도 더 좋은 심폐기능을 타고났다는 평가를 받았다. 최대 산소섭취량(1분간 몸무게 kg당 산소섭취량)이 80∼85mL였다. 마라톤 선수들의 평균 수치는 70mL.

이들은 대학 진학 때문에 순위 싸움을 하다 보니 전국대회 800m 기록이 1분 50초 중반대이지만 연습기록은 1분 50, 51초대. 이 코치가 고등학교 때 뛰던 페이스보다 좋다. “이 3명은 지구력이 좋아 스피드를 보완하고 레이스 운영 능력만 키우면 저를 능가할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고 이 코치는 평가했다.

특히 이 코치가 1990년대 김용환(고양시청 감독)과 김순영(대구 성산중 교사) 등과 라이벌 관계를 형성해 밀고 당기며 기록을 단축했듯 이 3인방도 앞서거니 뒤서거니 선의의 경쟁을 하고 있어 4년 뒤 전망이 밝다는 게 이 코치의 설명이다.

800m 세계기록은 1997년 윌슨 킵케테르(덴마크)가 세운 1분 41초 11. 과연 이 3인방이 이 코치의 기록을 넘어 세계무대로 도약할 수 있을까.

고양=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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