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의 몸 상태를 걱정하는 아버지에게 이승엽은 “많이 아프면 경기를 못 뛰어요. 크게 걱정하지 마세요”라고 했다.
이날 저녁 일본 오사카 인근 고시엔구장에서 열린 한신과의 원정경기에서 이승엽은 정말 괜찮은 것 같았다.
1-0으로 앞선 3회 2사 1루에서 이승엽은 상대 선발 에스테반 얀의 2구째 한가운데 포크볼을 잡아 당겨 그대로 오른쪽 스탠드에 꽂아 버렸다. 시즌 8호로 비거리는 115m. 이승엽은 홈을 밟으면서 오른손 검지로 하늘을 가리키는 ‘본즈 세리머니’를 했다. 올해 초 세상을 떠난 어머니 김미자 씨에게 감사의 뜻을 전한 것.
이날 터진 시즌 8호는 완벽한 중심 이동에서 나온 깨끗한 홈런이었다. 집에서 TV로 홈런을 지켜본 이춘광 씨는 “승엽이가 언제 아팠느냐는 듯 제대로 된 폼으로 시원하게 홈런을 치는 것을 보니 안심이 된다”며 기뻐했다. 이승엽으로서는 어버이날 제대로 효도를 한 것.
이승엽은 5회 1사 1, 2루에선 바깥쪽 포크볼을 밀어 쳐 1타점 적시타, 7회에도 좌익수 앞 안타를 쳤다. 5타수 3안타 3타점 2득점. 한 경기 3안타는 시즌 3번째다. 타율은 0.262에서 0.274로 좋아졌다. 요미우리는 7-1로 대승하며 선두를 굳게 지켰다.
주니치 이병규는 히로시마와의 원정경기에서 2회 좌익수 키를 넘어가는 선제 결승 2루타 등 4타수 2안타를 기록했다. 타율은 0.267. 주니치는 16-4로 이겼고 타이론 우즈는 13호 홈런을 쳤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