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화제! 이사람]재창단 대우증권 탁구단 총감독 김택수

  • 입력 2007년 5월 12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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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년간 그를 알고 지내면서 아주 조용한 사람인 줄 알았다. 그런데 요즘 그는 말이 많다. 4일 재창단한 대우증권 탁구단의 원대한 목표에 대해, 한국 탁구의 발전 방향에 대해 기회 있을 때마다 목소리를 높인다.

○ 대우증권 찾아가 재창단 설득

10일 대우증권이 훈련 중인 한국체육대 승리관의 2층 탁구장은 공 때리는 소리와 기합 소리, 지도자들의 주문 등으로 시끌벅적했다.

김택수(37·사진) 총감독은 “뜨거운 열기가 느껴지죠, 그렇죠?”라며 물었다. 자신감 넘치는 표정이다. 3년간 이런 열정을 느낀 적이 없다.

“제 탁구 스타일 아시죠? 전 무조건 공격입니다. 상대 코트에 막 때려 넣는 거죠. 그게 ‘김택수 탁구’예요. 그동안 그러지 못했는데 이제 제 색깔을 낼 겁니다. 대우증권은 색깔 있는 탁구를 할 겁니다. 여자 선수들도 남자처럼 치게 만들 겁니다.”

알고 보면 그는 자기 색깔, 자기 존재감에 목말랐던 사람이다. 1987년부터 2004년까지 17년간 한 해도 거르지 않고 태극마크를 단 최장수 국가대표 경력이 있지만 위로는 두 살 위인 유남규(39·1988 서울 올림픽 단식 금메달) 남자 대표팀 감독의 그늘에 가렸고 밑으로는 2004 아테네 올림픽 단식 금메달을 딴 유승민(25)의 이름값에 밀렸다.

“사실 중국이나 일본에서 저를 더 알아줘요. 두 나라에서 저보고 오라고 난리예요.”

○ 무명 조련… 3년 내 실업 최강 만든다

올해 탁구계 최고의 화제인 대우증권 재창단은 사실상 그의 작품이다. 남자 탁구의 명문 대우증권이 2000년 담배인삼공사(현 KT&G)에 인수될 때까지 김택수는 14년간 팀의 간판이었다. 애착이 없을 수 없다. 그는 팀에 계속 남아 KT&G의 코치로 감독 역할까지 했지만 대우증권을 잊지 못했다고 했다.

대우증권이 올해 증권사 최초로 시가 총액 4조 원 시대를 열며 회생하자 그는 손복조 사장을 찾아가 재창단을 밀어붙였다. 남자 팀만 원했던 회사를 설득해 여자 팀까지 만들었다. 총감독 직은 당연히 그의 자리였다.

그는 “대우증권의 자금력으로 마음만 먹으면 스타 선수들을 끌어 모을 수 있었겠지만 무에서 유를 창조하고 싶었다”고 했다. 다른 팀의 도움으로 남녀 3명씩으로 팀을 구성했는데 무명 선수가 대부분이다. 이런 선수들로 3년 내에 실업 탁구 최강팀으로 만들겠다는 거다.

○ 외제차… 골프… 성공모델 보여 줄 것

탁구에 대한 열정이 넘치지만 그는 탁구장 밖에서도 멋지게 산다. 2000년 양궁의 미녀 스타 김조순(32)과 결혼해 1남 1녀를 뒀는데 매우 가정적이다. 폴크스바겐 최고급 모델인 페이톤을 몰고 다니고 골프도 80대 중반을 친다.

“후배들한테 탁구 열심히 하면 성공한다는 이미지를 주고 싶어요. ‘나 멋있지? 너희도 열심히 하면 나처럼 될 수 있어.’ 이런 거죠.”

○ 김택수는 누구

▽출생=1970년 5월 25일 광주 ▽체격=175cm, 72kg ▽학력=광주 서석초-무진중-숭일고-경원대 ▽가족=부인 김조순 씨, 딸 태림(6), 아들 도형(4)▽취미=골프, 바둑, 제트스키

▽주요 경력=전국종합선수권 남자 단식 최다 우승(5회), 1990년 베이징 아시아경기 남자 단체 금메달,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 단식, 복식 동메달, 1998년 방콕 아시아경기 단식 금메달, 2004년 아테네 올림픽, 2006년 도하 아시아경기 대표팀 코치

김성규 기자 kimsk@donga.com

사진=박영대 기자 sanna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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