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 FC 서울의 터키 출신 셰놀 귀네슈(55·사진) 감독.
문화와 언어가 전혀 다른 나라에서 재미있는 공격축구를 선보이려고 하는 그가 처한 상황이 고립된 듯 보인다는 뜻이다. 외국 감독에 대한 배타적인 한국 축구문화 및 선수들과의 커뮤니케이션 문제…. 난제가 너무 많다고. 과연 그럴까.
2002 한일월드컵에서 터키축구대표팀을 3위에 올려놓아 그해 유럽축구연맹(UEFA) 올해의 감독에 선정된 명장 귀네슈 감독. 올 시즌 초반 ‘귀네슈 돌풍’은 최근 주춤하고 있지만 그의 실험은 여전히 ‘진행형’이다. 서울을 맡은 지 5개월이 된 그를 18일 구리 FC 서울 훈련소에서 만났다.
○프로선수들이 너무 착해요
“터키와 한국의 문화가 다른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문화는 배우면 된다. 축구란 공용어로 얘기하기 때문에 전혀 문제없다. 이영진 최용수 두 코치도 나를 잘 도와주고 있다.”
귀네슈 감독은 불만이 없다고 했다. 다만 선수들이 너무 착한 것을 문제 삼았다.
“선수들이 내 지시를 너무 잘 따른다. 하지만 어떨 땐 너무 미련하다. 아파도 아프다고 얘기를 안 한다. 불만이 있으면 말을 해야 알 것 아닌가. 감독을 너무 어려워한다. 감독을 친구처럼 자연스럽게 대할 수 있는 법을 배워야 한다.”
그는 최근 스포츠심리학자를 구해 달라고 구단 프런트에 요청했다. 감독을 어려워하는 선수들에게 정신적 멘터(조언자)가 될 수 있는 사람을 뽑아 선수들의 성향을 바꿔 보려는 시도를 위해서다. 유럽에선 대부분의 클럽이 스포츠심리학자를 고용해 코칭스태프와 선수들 간의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을 돕고 있다.
귀네슈 감독은 “선수들은 사회생활에서도 프로가 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어떤 상황에서 어떤 말을 해야 할지, 팬들을 만났을 때 피하지 않고 즐겁게 맞이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고.
“축구만 잘해선 안 된다. 팬을 즐겁게 해 줘야 다음에 그 팬이 다른 친구를 데리고 경기장을 찾는다. 그래야 경기장이 꽉 차고 축구할 맛이 나지 않겠는가. 선수는 만능 엔터테이너가 돼야 한다.”
○박주영-정조국 내달 복귀 학수고대
감독과 선수는 일시적으로 존재했다가 사라진다. 하지만 팬은 영원하다.
귀네슈 감독은 “모두가 재미있는 축구를 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수비수도 적극적으로 공격에 가담해 골을 넣어야 한다”며 공격축구를 강조했다.
그는 또 “6월부터 돌풍은 다시 시작된다”고 자신했다. ‘킬러’ 박주영, 정조국이 부상에서 회복해 돌아올 때가 됐다는 것이다.
“주요 선수가 없어서 경기를 못했다는 것은 변명에 불과하다. 하지만 내 축구 색깔을 낼 선수는 필요하다. 미드필드와 공격진만 원래 진용을 갖추면 팬들에게 멋진 경기를 선사할 수 있다.”
서울은 18일 현재 컵대회에서 6승 2무 1패를 기록해 B조 1위로 플레이오프에 올랐고 K리그에서는 3승 5무 2패(승점 14)로 6위를 마크 중이다.
구리=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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