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의 7번째 투수 이왕기가 5번째 공을 던지자 관중석에선 ‘와∼’ 하는 함성과 ‘어∼’ 하는 우려의 소리가 동시에 울려 퍼졌다. 이왕기의 공이 KIA 백전노장 이종범(37)의 머리를 강타한 것.
KIA가 22일 롯데와의 광주 홈경기에서 이종범의 시즌 1호(통산 13호) 끝내기 몸에 맞는 공으로 귀중한 결승점을 뽑아 연장 12회 접전 끝에 10-9로 극적인 역전승을 거뒀다.
이날 경기는 역전에 역전을 거듭한 최고의 명승부였다. 롯데는 0-4로 뒤진 8회초 정수근의 3점 홈런 등 6안타 4볼넷을 묶어 7득점하며 승부를 뒤집었지만 KIA는 곧 이은 8회말 3득점하며 7-7 동점을 만들었다. 롯데는 12회 박남섭의 적시타로 2점을 보태 다시 9-7로 달아났지만 승리와는 인연이 없었다.
서정환 KIA 감독은 “선수들이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뛰어 줘 승리했다”며 “새 용병 제이슨 스코비가 첫 선발 출전에서 1실점으로 호투한 게 힘이 됐다”고 말했다.
LG도 두산과의 잠실 홈경기에서 연장 11회말 1사 만루에서 정의윤의 끝내기 희생플라이로 6-5의 진땀승을 거뒀다.
대구에서는 삼성이 ‘양(준혁)-심(정수) 포’를 앞세워 선두 SK를 9-3으로 꺾었다.
심정수는 1회 3점 홈런, 3회 1점 홈런 등 연타석 아치를 그리며 한화 장종훈(2000년), 삼성 이승엽(2003년), 양준혁(2006년)에 이어 통산 4번째로 300홈런 고지에 올랐다. 양준혁은 3-3으로 맞선 3회 결승 2점 홈런을 터뜨려 시즌 13호로 홈런 단독 선두를 질주했다. 19일 LG전부터 3경기 연속 홈런.
1997년 은퇴 이후 10년 만에 고향인 대구구장을 찾은 SK 이만수 수석코치는 관중의 환호 속에 “변함없는 성원에 고마울 뿐”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이 코치는 프로 원년부터 16년간 삼성에서만 현역 생활을 한 대구의 슈퍼스타이다.
한화는 청주에서 조성민의 선발 호투와 이범호(5호) 김태균(12호)의 홈런 등으로 현대를 10-6으로 누르고 4연승을 달렸다. 조성민은 2005년 국내에 복귀한 뒤 첫 선발승의 기쁨을 맛봤다.
광주=황태훈 기자 beetlez@donga.com
전창 기자 jeon@donga.com
팀순위 (22일) 순위 팀 승 패 무 승률 승차 ① SK 22 13 2 0.629 - ② 한화 19 15 1 0.559 2.5 ③ LG 18 16 1 0.529 3.5 ④ 삼성 16 17 2 0.485 5.0 ⑤ 두산 17 19 1 0.472 5.5 롯데 17 19 1 0.472 5.5 ⑦ KIA 17 21 0 0.447 6.5 ⑧ 현대 15 21 0 0.417 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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