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9일 마이너리그 등판에서 6이닝 무실점의 호투로 빅리그 복귀 준비를 마친 클레맨스는 당초 6월 2일부터 열리는 보스턴 레드삭스와의 주말 3연전 출격이 예상됐었다.
현재 양키스는 라이벌 보스턴에 13.5경기나 뒤져 있어 자존심에 큰 타격을 입은 상태. 양키스 구단 입장에서는 보스턴전에 클레맨스를 투입해 승리를 거둔다면 그 자체로 큰 의미를 가질 수 있다. 팬들도 보스턴과 애증 관계를 갖고 있는 클레맨스가 팬웨이파크에 서는 모습을 기대해 왔다.
그러나 양키스의 조 토리 감독은 30일 토론토전에 앞서 클레맨스의 복귀 시점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보스턴과의 주말 3연전에서는 선발 로테이션에 따라 왕 젠밍, 마이크 무시나, 앤디 페팃을 차례로 내보낼 생각.”이라고 밝혔다.
토리 감독은 “보스턴과의 경기가 우리 팀 선발 일정을 바꿀 만큼 크게 다르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토리 감독의 언급대로라면 5일 U.S. 셀룰러필드에서 열리는 시카고 화이트삭스와의 원정경기가 클레맨스의 복귀 무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조 토리 감독은 클레맨스의 명확한 등판 일정을 결정하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클레맨스의 복귀 시점은 양키스 구단으로서는 매우 신중하게 결정할 수밖에 없는 문제다. 현재 팀 분위기가 최악인 상황에서 클레맨스는 양키스의 ‘수호신’과 같은 존재가 되어버렸다. 클레맨스마저 무너진다면 사실상 올 시즌 양키스는 희망이 없다.
보스턴 전에 클레맨스를 내보내지 않는 것도 어쩌면 그러한 배경이 작용했을 것이라는 일부의 시각이 있다. 양키스 구단 입장에서는 만에 하나 클레맨스가 보스턴과의 빅리그 복귀전에서 난타를 당해 무너질 경우 그 파장이 더욱 커질 것을 우려했을 수 있다.
어쨌든 로저 클레맨스는 팀의 운명을 쥐고 있는 양키스의 ‘마지막 카드’임에는 분명하다.
정진구 스포츠동아 기자 jingoo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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