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투수 임태훈(19·사진)은 내년 베이징 올림픽 아시아지역 예선전에 참가할 야구대표팀 예비 엔트리 55명 명단에 신인으로는 유일하게 포함됐다는 소식을 듣고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임태훈은 올해 신인 가운데 가장 돋보인다. 중간계투 요원으로 2승 1패 6홀드에 평균자책 2.95의 수준급 투구.
프로야구 경기가 없는 월요일에도 임태훈은 야구를 잊어본 적이 없다고 했다. 집에서 메이저리그 경기를 보거나 공원을 뛰며 체력 훈련을 한다. 최근에는 구속을 높이기 위해 83kg이던 몸무게를 4kg이나 늘렸다.
김경문 두산 감독은 “태훈이는 누구를 만나도 ‘칠 테면 쳐 보라’는 식으로 배짱이 두둑하다. 경험만 쌓으면 확실한 선발투수감”이라고 말했다.
김성근 SK 감독도 “우리 팀의 김광현(19)이 아직 다듬어지지 않은 투수라면 임태훈은 신인답지 않게 직구와 변화구를 자유자재로 구사한다”고 평가했다.
임태훈의 꿈은 ‘한국판 그레그 매덕스’가 되는 것. 그레그 매덕스(41·샌디에이고 파드리스)는 통산 337승 206패에 3206탈삼진을 기록 중인 컨트롤의 마법사. 불혹이 넘은 나이에도 올 시즌 4승 3패 1세이브로 맹활약하고 있다.
임태훈은 “공을 던지기 전에 공의 궤적을 미리 그려 본다. 내가 원하는 곳으로 포수 미트에 공을 넣었을 때의 기분은 최고”라고 말했다.
그는 최근 대통령배 고교야구대회 결승에서 모교인 서울고 투수 이형종이 광주일고에 역전패하면서 눈물을 흘린 것에 대해 쓴소리를 하기도 했다.
“후배 형종이가 약한 모습을 보여 안타까웠어요. 투수는 야구장의 중심인 만큼 위기 상황일수록 의연해야 하는데 그러질 못했던 거죠.”
황태훈 기자 beetlez@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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