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8년 7월 7일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US여자오픈 플레이오프 연장 18번 홀. 그는 워터 해저드에 빠진 볼을 극적으로 건져 냈고 결국 메이저대회 우승을 차지했다. 외환위기 한파에 시름하던 국민도 그 순간만큼은 희망과 용기를 가질 수 있었다.
어느새 9년이 흘렀다. 그해 신인왕을 거머쥐었던 ‘맨발의 샷’ 주인공인 박세리(30·CJ·사진)가 LPGA 명예의 전당에 이름을 올린다.
7일 밤 메릴랜드 주 하브드그레이스 불록GC(파72)에서 열리는 2007 맥도널드챔피언십에 출전하는 박세리는 1라운드 스코어카드를 제출하는 순간 명예의 전당 회원이 된다.
LPGA 명예의 전당 입회는 모든 여성 골퍼의 꿈. 회원이 되기 위해서는 △10시즌 활동 △27포인트 이상 획득 △메이저대회 우승, 베어트로피(시즌 최저타) 수상, 올해의 선수 중 한 개 이상 해당이라는 까다로운 조건을 만족시켜야 한다.
박세리는 이미 메이저대회 5승(10포인트), 투어대회 18승(18포인트), 2003년 베어트로피 수상(1포인트)으로 27포인트 이상(29포인트)을 얻었지만 ‘10시즌 활동’을 채우지 못해 명예의 전당 입성을 미뤄 왔다. LPGA는 연간 10개 대회 출전을 한 시즌 활동으로 간주한다. 맥도널드챔피언십은 바로 박세리가 올 시즌 출전하는 10번째 대회.
현재 명예의 전당 회원은 선수 출신이 아닌 공로자 1명을 포함해 모두 23명. 통산 60승을 달성한 패티 버그 등이 1951년 이름을 올렸고 가장 최근에 입성한 선수는 2005년 캐리 웹(호주)이다. ‘골프여제’ 안니카 소렌스탐(스웨덴)은 2003년 회원이 됐다.
박세리는 기왕이면 우승컵을 안고 명예의 전당 입성을 자축하려 한다. 맥도널드챔피언십은 그가 3번(1998, 2002, 2006년)이나 우승한 인연이 깊은 대회다.
이승건 기자 w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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