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준혁 “잠실서 2000안타 축배를”

“잠실로 다 모이라고 해 주십시오.”

삼성 양준혁이 호쾌한 홈런으로 안타 하나를 추가하며 통산 1998개로 한국 프로야구 최초의 개인 통산 2000안타에 2개차로 다가섰다.

양준혁은 7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롯데와의 홈경기 9회 선두타자로 나서 마무리 투수 호세 카브레라를 상대로 오른쪽 담장을 넘기는 솔로 홈런을 쳐 냈다. 시즌 14호로 이날 현대전에서 역시 홈런을 추가한 한화 용병 크루즈와 함께 홈런 공동 선두.

양준혁은 경기 후 ‘홈런 선두에 올랐다’는 말을 듣고는 “지금 홈런이고 뭐고 하루라도 빨리 2000안타를 돌파하고 싶은 생각뿐이다. 8일부터 시작되는 잠실 두산과의 3연전에서 기록을 깨고 싶다”고 말했다.

승리는 롯데가 3-1로 챙겼고 삼성은 5연승을 마감했다. 롯데 4번 타자 이대호의 활약이 빛났다. 이대호는 1-0으로 앞선 3회 희생플라이로 한 점을 추가했고 6회엔 시즌 13호(솔로) 홈런을 때려냈다.

잠실에서는 LG가 에이스 박명환의 호투와 2회 권용관의 2타점 적시타 등 4안타를 집중해 3점을 뽑아 SK에 3-0으로 승리를 거두고 4연패에서 벗어났다. 이날 서른 번째 생일을 맞은 박명환은 선발로 나와 6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 시즌 8승(무패)째를 올리며 두산 리오스(8승 3패)와 함께 다승 공동 선두에 올랐다. 리오스(5월 29일 SK전)에 이어 올 시즌 2번째 전 구단 상대 승리.

한화는 수원에서 이범호의 홈런 2방과 크루즈의 투런 홈런 등으로 현대를 7-3으로 꺾었다.

KIA 서정환 감독은 두산과의 광주 홈경기에서 0-1로 뒤지던 7회말 1사 2루에서 김상훈이 풀카운트 끝에 1루심의 헛스윙 판정으로 삼진을 당하자 강하게 항의하다 올 시즌 첫 감독 퇴장을 당했다. 연장 12회 접전 끝에 두산이 2-1로 승리했다.

대구=이헌재 기자 uni@donga.com

전창 기자 jeon@donga.com

▼통 큰 기록의 사나이, 팬서비스 ‘승용차’▼

우람한 덩치만큼 마음 씀씀이도 크다.

‘기록의 사나이’ 삼성 양준혁(38·사진)이 팬들에게 승용차 한 대를 내놓는다.

한국 프로야구 최초의 개인 통산 2000안타 달성 초읽기에 들어간 양준혁은 7일 롯데와의 대구 홈경기에 앞서 “2000안타 달성 뒤엔 매 경기 매 타석 내 이름을 소리쳐 불러준 팬들이 있었다. 팬들께 무얼 해 줄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승용차로 작은 선물을 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한국시리즈나 올스타전 최우수선수(MVP)가 수재의연금 등 성금을 낸 적은 있어도 선수가 자비를 털어 승용차를 팬 서비스 하는 것은 유례가 없던 일.

삼성 구단 역시 양준혁의 2000안타를 맞아 다양한 이벤트를 준비 중이다. 삼성은 기록 달성 후 홈경기 중 하루를 ‘양준혁 데이’(날짜는 미정)로 잡아 현행 5000원인 일반석을 2000원에 개방할 예정. 양준혁에겐 2000만 원의 격려금과 20냥짜리 황금 방망이(2000만원 상당)를 선물한다.

대구=이헌재 기자 uni@donga.com

▽대구 (롯데 4승 5패)
롯데	101	001	000	3
삼성	000	000	001	1
[승]손민한(선발·7승 2패) [세]카브레라(9회·1승 2패 9세) [패]안지만(선발·2승 1패) [홈]이대호(6회·13호·롯데) 양준혁(9회·14호·삼성)
▽잠실 (LG 3승 5패)
SK	000	000	000	0
LG	030	000	00×	3
[승]박명환(선발·8승) [세]우규민(9회·1승 15세) [패]김원형(선발·1승 3패)
▽수원 (한화 5승 3패)
한화	301	000	012	7
현대	030	000	000	3
[승]세드릭(선발·5승 5패) [세]구대성(8회·1승 1패 4세) [패]장원삼(선발·3승4패) [홈]이범호(3회·8호, 8회·9호) 크루즈(9회 2점·14호·이상 한화)
▽광주 (두산 5승 4패·연장 12회)
두산	001	000	000…001	2
KIA	000	000	010…000	1
[승]정재훈(8회·2승 1패 13세) [패]이상화(10회·1승 3패) [홈]고영민(3회·1호·두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