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셔널리그와 아메리칸리그 양 리그에서 다승왕을 차지했고, 또한 양 리그에서 월드시리즈 챔피언 반지를 꼈다. 2001년 애리조나 시절엔 월드시리즈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되기도 했다.
개인 통산 200승과 3000탈삼진을 돌파한 그가 이루지 못한 꿈은 사이영상과 노히트노런 정도였다. 8일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와의 경기에서 마침내 노히트노런을 달성하나 했지만 마지막 한 고비를 넘지 못했다. 부족했던 것은 아웃 카운트 하나였다.
실링은 8일 매카피 콜리세움에서 열린 오클랜드와의 원정 경기에서 9회 2사까지 무안타 무4사구의 완벽한 투구를 펼쳤다. 5회 유격수 훌리오 루고의 실책으로 댄 존슨이 출루하지 않았다면 퍼펙트도 노렸을 상황. 그러나 마지막 아웃 카운트를 남기고 섀넌 스튜어트에게 우익수 앞 안타를 허용해 대기록을 놓치고 말았다.
어찌 보면 공 하나의 선택이었다. 스튜어트를 상대할 때 실링은 포수 제이슨 배리텍의 사인에 고개를 흔들었다. 그리고 자신이 선택한 바깥쪽 시속 93마일(150km)짜리 직구를 던졌으나 이게 우익수 앞 안타로 연결되고 말았다.
실링은 경기 후 “나름대로 계획이 있었다. 그래서 배리텍의 사인에 고개를 저었다. 남은 평생 ‘만약 그러지 않았다면’ 하는 생각을 하게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보스턴 유니폼을 입었던 페드로 마르티네스(뉴욕 메츠)도 2000년 8월 30일 탬파베이 데블레이스와의 경기에서 배리텍이 요구한 커브 대신 직구를 던졌다가 마지막 한 고비를 넘지 못하고 노히트노런을 기록하지 못한 적이 있다. 그러나 실링은 마크 엘리스를 파울 플라이로 잡아내고 팀의 1-0 승리를 이끌었다. 시즌 6승(2패)째. 1안타 완봉승은 개인 통산 세 번째다.
한편 뉴욕 양키스의 알렉스 로드리게스는 시카고 화이트삭스와의 경기에서 9회 말 2사 만루에서 만루 홈런을 터뜨리며 시즌 22호로 메이저리그 홈런 단독 1위에 올랐다. 양키스가 10-3으로 승리.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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