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르비아의 별’ 세계의 별로…이바노비치, 샤라포바 2-0 완파

  • 입력 2007년 6월 9일 03시 03분


아나 이바노비치(20·세르비아)가 여자 테니스의 새로운 인기 스타로 떠올랐다.

메이저 대회인 프랑스오픈에서 당당히 결승에 오른 이바노비치가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다.

세계 7위 이바노비치는 8일 단식 준결승에서 세계 2위 마리야 샤라포바에게 2-0의 완승을 거뒀다.

검은 머리에 186cm, 72kg의 이바노비치는 순진한 이미지로 금발의 모델로 불리는 동갑내기 샤라포바(188cm, 59kg)와 묘한 대조를 이뤘다.

게다가 전쟁의 상흔을 딛고 테니스로 세계 정상의 문턱에 오른 사연이 부각되면서 더욱 화제를 뿌렸다.

5세 때 테니스를 시작한 이바노비치는 공습과 포성이 끊이지 않았던 세르비아에서 마땅히 훈련할 곳이 없어 어릴 적 수영장에서 공을 쳐야 했다. 겨울에는 수영장의 물을 뺀 뒤 바닥에 카펫을 깔아 만든 임시 코트에서 훈련을 했다는 것.

정식 코트가 아니어서 코트 양 옆과 수영장 벽 사이 거리가 46cm에 불과해 상대 코트에서 대각선으로 친 공을 받아 넘기기가 쉽지 않았다.

그래서 사이드라인을 따라 직선으로 공격하는 ‘다운 더 라인’을 주로 훈련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주무기가 됐다는 게 그의 얘기.

코소보 내전에 따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군의 폭격에 시달리던 이바노비치는 경제학자인 아버지와 변호사인 어머니의 뒷바라지 덕분에 스위스 유학을 결심한 뒤 여러 차례 비자 발급을 거부당한 끝에 버스로 7시간 거리인 인접국 헝가리를 거쳐 비행기를 탈 수 있었다.

이바노비치는 세계 1위로 대회 3연패를 노리는 쥐스틴 에냉(벨기에)과 9일 우승을 다툰다.

남자 단식에서는 세계 1위로 커리어 그랜드슬램에 도전하는 ‘황제’ 로저 페데러(스위스)가 두 차례 타이 브레이크까지 가는 3시간의 접전 끝에 세계 4위 니콜라이 다비덴코(러시아)를 3-0(7-5, 7-6, 7-6)으로 누르고 메이저대회 8연속 결승에 진출했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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