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호는 12일(한국시간) 내셔널리그 중부지구의 강호 휴스턴 애스트로스와 마이너 계약을 체결했다.
일단 박찬호는 트리플 A팀 라운드락 익스프레스에서 활약하게 된다. 관심은 박찬호가 휴스턴의 선발 로테이션에 합류할 수 있느냐의 여부.
가능성은 충분히 열려 있다. 휴스턴은 내셔널리그를 대표하는 강팀. 1994년부터 2006시즌까지 꾸준히 상위권을 유지했고, 지난 10시즌 중 여섯 차례나 포스트 시즌에 진출했다. 이번 시즌에도 거포 카를로스 리를 영입해 지구 우승을 노리고 있다.
그렇지만 출발은 불안하다. 62경기를 치른 휴스턴의 시즌 성적은 26승 36패 승률 0.419. 5할 승률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으며 순위도 지구 4위까지 떨어져 있다.
이처럼 휴스턴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유는 선발 로테이션이 무너졌기 때문. 지난 시즌에는 로저 클레멘스-로이 오스왈트-앤디 페팃-웬디 로드리게스-브랜든 백키(제이슨 허쉬)로 이어지는 선발진이 뛰어난 투구내용을 자랑했지만 페팃, 클레멘스, 허쉬가 팀을 떠나면서 마운드가 붕괴됐다.
트레이드를 통해 영입한 제이슨 제닝스는 부상으로 초반 결장했고, 베테랑 우디 윌리엄스와 좌완 로드리게스는 부진의 늪에 빠져 있다. 유망주 맷 앨버스는 지난 달 트리플 A로 강등됐고, 타미 존 수술을 받은 백키는 합류 시기가 불투명하다.
팀의 에이스 오스왈트, 기대 이상의 호투를 보여주고 있는 크리스 샘슨, 뒤늦게 로테이션에 가세한 제닝스의 자리는 고정적이지만 윌리엄스와 로드리게스는 부진이 계속될 경우 선발진에서 밀려날 수밖에 없다.
이럴 경우 풍부한 경험을 자랑하는 박찬호에게 기회가 돌아갈 것이다. 전성기는 지났지만 박찬호의 구위와 위기 관리 능력은 여전히 수준급. 브래드 오스무스라는 뛰어난 수비형 포수와 호흡을 맞춘다면 4-5선발 역할은 어렵지 않게 해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트리플 A에 수준급 선발투수가 없다는 점도 희망을 갖게 한다. 6승 3패 평균자책점 5.29를 기록하고 있는 중고유망주 필립 바질라만 제 몫을 해내고 있을 뿐 다른 유망주들은 이렇다할 활약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트리플 A에서 2-3경기 정도 인상적인 피칭을 보여준다면 휴스턴의 유니폼을 입고 선발 등판하는 박찬호의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임동훈 스포츠동아 기자 arod7@donga.com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