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북일고는 전교생 1500명이 33대의 버스를 대절해 상경했다. 교복을 입고 우측 외야석을 가득메운 학생들은 반동과 함께 군가 '멋진 사나이'를 '멋진 북일고'로 힘차게 불렀다.
응원단장인 이 학교 출신의 구본관(32, 16회 졸업, 윤리 담당) 교사는 마이크를 들고 나이가 지긋한 동문과 학생들을 하나로 이끌었다.
3학년 학생회장인 유승재 군은 "어제 올라왔다가 비가 와서 오늘 다시 상경했다"며 "얼굴은 모르지만 북일 출신의 선배님들과 함께 응원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3회 졸업생이자 지난해까지 응원을 맡았던 영어교사 한상홍(45) 씨는 "야구 응원을 통해 인성 교육까지 하고 있다"며 "승패를 떠나 선후배가 함께 하는 장으로 우리 때는 시험을 연기해서라도 응원을 왔었다"고 말했다.
○…1,2학년을 주축으로 한 500여 명의 장충고 응원단은 노란 막대풍선으로 무장했다.
지난해부터 동대문야구장을 '호령'하는 36회 졸업생 박정남 씨는 세광고와의 첫 경기부터 노란색 한복을 입고 응원단장을 자처했다.
박 씨는 "타고난 체질로 목이 튼튼하다"며 "최강 장충, 무적 장충의 승리를 위해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동문, 학생, 학부형들 사이에서도 인기가 좋은 그는 경기가 끝난 후 헹가래를 받았다.
○…이날 최우수선수로 뽑힌 최원제 선수의 어머니는 모범심판상을 받은 결승전 주심 황석만 심판에게 꽃다발을 건네 눈길을 끌었다.
최원제는 이번 대회 4경기에 출전해 33개의 삼진을 잡아냈다.
○…준우승에 그친 천안북일고 전대영 감독은 "기량이 아직 모자란 것 같다"며 "이번 대회 4강이 목표였는데 기대 이상으로 선수들이 잘해줬다"고 말했다.
하지만 전 감독은 "8월 봉황대기에서는 반드시 우승을 차지하겠다"며 우승을 코앞에서 놓친 아쉬움을 드러냈다.
스포츠동아 정기철 기자 tom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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