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파워는 역시 강했다. 훈련 상대로 나섰던 체육관 동료는 그의 오른 주먹에 맞고 갈비뼈가 부러졌다.
김영현(31). 한때 모래판을 호령하던 천하장사다. 그는 이달 중순경 태국으로 무아이타이 훈련을 받으러 떠날 예정이다. 217cm, 147kg인 그는 태국 현지에서 190cm, 100kg 이상의 스파링 파트너를 물색 중이다. 그는 태국의 초라한 시골 도장에서 경기를 치르더라도 마다하지 않고 어디든 배우러 떠날 계획이다.
○ 타고난 힘… 동료 갈비뼈 부러뜨려
그는 3개월 전부터 무아이타이 도장인 서울 관악구 신림동 태웅회관에서 훈련하고 있다. 그는 6월 28일 처음 격투기 선수로서 공식 스파링을 했다. 상대였던 킥복싱 헤비급 챔피언 김내철(22·안성설봉)은 “제대로 맞았으면 죽었을지도 모른다”며 김영현의 펀치와 킥이 공포스러웠다고 말했다.
김영현은 “로킥에 맞아 봤는데 무척 아팠다. 하지만 앞으로 더 맞아 보겠다”고 말했다. 격투기에 나선 일부 선수는 정강이를 걷어차이는 로킥을 견디지 못해 경기를 포기하기도 했다.
김영현은 정강이뼈가 튼튼하다. 생명마루한의원의 김정기 원장은 “김영현은 소음인 체질로 하체가 튼튼하다. 그의 골밀도는 뛰어나서 그의 뼈 나이는 실제 나이보다 젊은 28세 정도다”고 말했다. 이날 3분 3라운드를 뛴 김영현은 “배운 것을 다 써먹지 못했다”며 아쉬워했다. 김영현을 지도하고 있는 태웅회관의 공선택(33) 관장은 “나의 모든 것을 김영현에게 걸겠다”고 밝혔다.
격투기계 진출을 모색 중인 김영현은 주위의 기대를 받고 있다. 그는 K-1에서 돌풍을 일으킨 218cm의 최홍만(27)과 체격이 비슷하다. 씨름판에서는 8승 5패로 최홍만과의 상대전적에서 앞서 있다. 김영현은 천하장사 3회, 최홍만은 천하장사 1회를 차지했다. 그가 이종격투기 무대에서 최홍만 못지않은 돌풍을 일으킬 것으로 기대되는 이유다. 그러나 씨름을 해 온 그는 아직 주먹과 발 기술을 더 배워야 한다.
○ 최홍만 못지않은 돌풍 기대
최홍만이 이종격투기에 진출해 주목을 받는 사이 그는 수면 밑으로 가라앉아 있었다. 2005년 신창건설 씨름단이 해체된 후 그는 갈 곳이 없었다.
“씨름을 몇 년 더 하려고 했어요. 그런데 씨름판으로 복귀하려 해도 많은 팀이 해체돼 팀이 없었어요. 해 온 게 씨름이어서 씨름으로 운동 인생을 마무리하고 싶었는데….”
결국 그는 스스로 무아이타이 도장을 찾았다. “운동을 더 할 수 있는 나이인데 집에서 가만히 시간만 보낼 수는 없었고 무언가 멋진 마무리를 하고 싶었습니다.”
이원홍 기자 bluesky@donga.com
:김영현:
△출생=1976년 경남 진주생
△체격=217cm, 147kg, 발 크기 370mm
△출신교=부산 주례초등학교, 서울 한영중, 한영고, 단국대
△취미=서바이벌 게임
△경력=1995년 민속씨름 데뷔, 통산 355승 108패. 천하장사 3회, 백두장사 13회 등 각종 장사 35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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