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들이 호스트로 나선 까닭에 유명 선수가 대거 출전한 두 대회의 우승을 독차지한 것만으로도 미국 언론은 최경주를 주목했다. 게다가 메모리얼 토너먼트에서는 5타 차의 열세를, 이 대회에선 2타 차로 뒤진 상황을 극복했기에 아낌없는 찬사가 쏟아졌다.
전남의 작은 섬 완도 출신의 최경주가 월드 스타의 반열에 올라선 데는 끊임없는 자기 혁신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그는 이번 대회에서 보기에 민망할 만큼 두꺼운 그립을 장착한 퍼터를 우승의 원동력으로 삼았다. 미국에서 TV 홈쇼핑 광고를 통해 우연히 접한 퍼터로 ‘슈퍼 스트로크’사가 개발한 독특한 그립인데 일반 제품보다 두 배 이상 두꺼웠다. 본인조차 “너무 특이해서 남들에게 보여 주기가 어색해 집에서 연습할 때만 썼다”고 털어놓았다.
발전하기 위해서라면 어떤 부끄러움과 두려움도 견뎌 내야 한다는 그의 철학이 녹아든 결과다.
최경주는 이번 우승으로 상금 108만 달러를 받아 미국 진출 후 처음으로 시즌 상금 300만 달러를 넘어 324만3629달러(약 29억8700만 원)로 4위까지 점프했다. 새롭게 달라지기 위한 노력이 계속되는 한 최경주의 전진도 계속된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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