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한의 PK… ‘18년 무승 징크스’ 못깼다

  • 입력 2007년 7월 12일 03시 00분


불꺼진 경기장11일 경기 도중 자카르타 겔로라 붕카르노 스타디움이 갑작스러운 정전으로 암흑 속에 빠지자 한국과 사우디아라비아 선수들이 황당한 듯 그라운드에 서 있다. 자카르타=연합뉴스
불꺼진 경기장
11일 경기 도중 자카르타 겔로라 붕카르노 스타디움이 갑작스러운 정전으로 암흑 속에 빠지자 한국과 사우디아라비아 선수들이 황당한 듯 그라운드에 서 있다. 자카르타=연합뉴스
베어벡호, 최성국 선제골 못지키고 사우디와 1-1

경기장 초유의 정전사태… 24분간 경기중단 소동

“무더위와 습도, 여기에 정전 사태까지….”

11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겔로라 붕카르노 스타디움에서 열린 2007 아시안컵 축구선수권대회 D조 한국-사우디아라비아의 경기.

1-1로 팽팽한 접전을 벌이던 후반 40분. 갑자기 경기장 반쪽이 어두워졌다. 전후반 85분간 격돌하던 양 팀 선수들은 조명탑이 꺼지자 어안이 벙벙한 표정이었다.

1989년 이후 2무 3패로 사우디아라비아에 열세를 보이던 한국 축구가 복수의 칼을 갈며 경기에 나섰으나 경기 도중 정전이 되는 초유의 사태를 맞는 등 악조건 속에 1-1로 무승부를 기록했다.

정전 사태는 24분이나 기다린 다음에야 전기가 들어와 다시 경기를 하는 해프닝이 벌어졌다.

한국은 이런 열악한 조건 속에서 선제골을 잡아냈음에도 어이없는 실수로 무승부를 기록해 승점 1점을 챙기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한국은 지긋지긋한 ‘사우디아라비아 징크스’ 탈출에도 실패했다. 한국은 1989년 1990년 이탈리아 월드컵 지역 예선에서 사우디아라비아를 2-0으로 누른 뒤 18년 동안 단 한번도 승리의 기쁨을 맛보지 못했다.

한국은 후반 21분 염기훈(전북 현대)이 페널티지역 왼쪽 외곽에서 띄워준 볼을 골 지역 오른쪽에서 상대 수비수와의 몸싸움을 뚫고 ‘리틀 마라도나’ 최성국(성남 일화)이 절묘하게 머리로 받아 넣어 선제골을 낚아 징크스 탈출의 가능성을 보였다.

하지만 한국은 후반 32분 페널티지역 내에서 오른쪽 수비수 오범석(포항 스틸러스)이 말레크 마즈를 수비하다 밀어뜨리는 바람에 페널티킥을 내줘 야세르 알카타니에게 동점골을 허용하고 말았다.

한국은 전반 염기훈-조재진(시미즈)-최성국 스리톱을 출격시켜 골 사냥에 나섰지만 좀처럼 골을 낚아내진 못했다. 후반 들어 편도선염으로 고생하던 이천수(울산 현대)와 ‘라이언킹’ 이동국(미들즈브러) 등을 투입했지만 최성국이 낚아낸 골이 이날의 유일한 골이었다.

한국은 15일 오후 9시 35분 바레인과 2차전을 벌인다.

이란,우즈베크에 2-1 역전승

한편 우승 후보 이란은 C조 1차전에서 전반 불의의 자책골을 내줬지만 후반 세예드 잘랄 호세이니의 헤딩 동점골과 자베드 카제미안의 역전 결승골로 중앙아시아의 복병 우즈베키스탄을 2-1로 누르고 첫승을 신고했다.

D조 순위표
순위승점
인도네시아100213
한국010111
사우디아라비아010111
바레인001120

자카르타=이원홍 기자 bluesky@donga.com

[화보]한국, 사우디와 아쉬운 1-1 무승부…아시안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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